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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자까 Sep 05. 2022

코로나에 걸렸다면

겪어보기 전엔 속단하지 말 것

 다시 코로나 감염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3명 중 한 명 꼴로 걸린다는데 무려 30퍼센트의 확률로 코로나에 걸렸다. 역시 슈퍼 면역자에 마법에 걸린 게 분명하다. 내가 슈퍼 면역자인가?라고 생각하는 순간 코로나에 걸린다는데 이 마법에 빠진 것이다. "아니 내가 왜 걸려?"라고 생각할 만큼 황당하기 그지없게 걸렸다. 2년 동안 잘 지켜온 코로나 DMZ를 내어준 느낌이랄까.


 "코로나 감기랑 비슷하다던데?"라는 말에 인상이 찌푸려진다. 아니, 걸려봤냐고. 물론 감기처럼 몸살과 오한을 겪고 살짝 목이 불편한 정도로 지나가는 경우도 있고 꽤 많다. 우리 부부처럼 1주일 꽉 채운 고통을 겪는 경우는 드물 것이고 1주일이 지나도 기침에 고통받는 경우도 흔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도 있다!


 코로나에 걸린 일주일을 설명해보면 몸살과 오한에 시달리다가 목구멍에 화상을 입은 것과 같은 고통이 찾아온다. 침 삼키는 자동반사적으로 이루어지는 행위도 이제는 반사 행동이 아니라 내 온정신이 집중된다. 왜 꼭 침을 삼켜야 하는가 왜 물을 마셔야 하는가. 나와 타협을 보기 시작한다.

 삼시 세 끼에 약을 챙겨 먹는 건 보통일이 아니다. 평소에도 영양제 먹는 것을 깜빡하기도 한다. 즉각적인 필요를 못 느끼니까 그러하다. 하지만 코로나에 걸리면 삼시 세 끼는 약을 먹기 위해 존재한다. 5시간 간격으로 약 복용 시간을 철저히 지킨다. 살기 위해 약을 먹는다. 이 약보다 센 약은 없는가, 이 약이 효과가 있기는 한가. 의문을 가지게 된다.

 집 밖에 나가지 못하는 것도 꽤 고통스럽다. 그런데 코로나 격리기간에 밖에 나가는 것도 꽤 고통스럽다.

코로나 격리기간에 시험이  있어 보건소에 외출증을 요청하고고 외출증을 받아 방역 택시(아이엠택시) 이동한다. 방역 택시는 보통 택시보다 30% 정도 비싸며 시간대별로 50%  비싸기도 하고 택시가  잡히지 않는다. 외출 후에도 마치 교도소 수감자가 외출을 받은  같은 감시 아닌 감시를 받는다. 집에서 출발할  시험장에 도착하고 집에 다시 돌아올  보건소에 연락을 해야 한다. 지침이기 때문에 엄격한 통제하에 이루어지진 않지만 연락이 없다면 확인 전화가 온다. 그냥 집에 있는  낫다.


 침 삼키는 것도 힘들기에 온갖 마실 것을 준비해서 먹어보았다. 어느 것이 덜 아픈가 알기 위해서다. 생강차, 매실차, 과일, 수박주스, 오렌지주스, 식혜..

 보기엔 물이 제일 나아 보이지만 침 삼키는 것도 고통스러우니 물을 삼키는 것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화상 입었는데 샤워한다고 생각해보자. 아니면 상처가 난 부위가 있는 채로 샤워한다고 생각해보자. 상처에 물이 닿으면 고통스러워 몸이 꼬일 것이다. 아프기 때문에 덜 아픈 걸 찾게 되는 건 본능이다.  

생강차와 식혜가 물보다 그나마 삼키는 게 나은 편이다. 생강차에 꿀 한 스푼을 타 먹으면 매운맛이 중화되어 더욱 좋다. 그 나머지 것들은 안 먹는 게 좋다. 나도 별로 알고 싶지 않았다.


 코로나에 걸리고 한 이틀은 잠을 자기도 힘들다. 잠에 들었더라도 고통을 느끼며 새벽에 강제 기상이다. 목 아픔이 잦아들면 마른기침이 시작되는데 이거 때문에 잠을 자기 힘들다. 기침이 멈추지 않는다면 용각산 쿨을 섭취하자(관계자 아님). 코로나 격리기간이 끝났다고, 1주일치 처방받은 약 복용이 끝났다고 코로나에서 해방된 것은 아니다. 미각이 둔해지고 마른기침이 계속되고 목이 찌릿찌릿 아파오기도 한다.

 코로나 후유증은 몸을 회복시키기 위한 시간이 필요한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이 모든 증상이 평생 가는 것은 아니고 시간이 지나면 차츰 나아질 것이다. 지금은 치킨 맛이 예전 같지 않고 굳이 비싼 음식을 먹어도 아까운 느낌이다. 어차피 지금 내가 즐기는 것은 식감인 것 같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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