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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보선생 Oct 04. 2020

선택에 정답은 없다

선택에는 정답도 오답도 없다. 단지 후회가 있거나 없을 뿐이다.

예전에 알고 지냈던 지인 중 하나는 만날 때마다 우리 어디서 뭘할까 하는 질문에 늘 "너 하고 싶은 대로" 라고 답했다. 식사 시간이라면 식당이나 메뉴를 정할 때, 만날 장소를 정할 때도, 만나는 시간부터 활동 하나 하나까지 무조건 "너 하고 싶은 대로 해" 로 늘 같은 대답이었다. 그런데 끼리끼리 어울린다고, 나도 비슷한 성향을 가졌던 터라 우리 둘이 만날 때면 늘 뭘 할까를 정하는 데에 한참이 걸렸던 것 같다. 


좋게 생각하면 그 지인도 나도 배려심이 많아 그랬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정말 솔직하게 우리의 심리를 들여다 본다면 꼭 배려심 때문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뭐랄까,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 아마 더 컸지 싶다. 혹시라도 내가 결정한 식당에 갔다가 이 친구가 안좋아 하면 어떡하지하는 생각이 있었다. 뿐만 아니다. 심지어 내가 가자고 해놓고 나마저도 그 결정을 후회하게 될 수도 있다. 반대로 남이 결정한 곳에 갔는데 내 마음에 안든다면 나의 책임이 아니지 않는가. 그럴 땐 오히려 그런 잘못된 결정을 내린 상대방을 너그럽게 용서하는 관용까지 베풀 수 있다. 배려심만 많은 게 아니라 이해심까지도 많은 사람이 될 수 있다.  


우리같은 사람들의 특징이 생각이 많다는 것이다. 선택 후 결정이 잘못 되었을까 걱정이 많다. 자신이 내린 결정으로 인해 잃게 될 기회 비용에 대해 늘 생각하고 계산한다. 그래서 결정의 결과에 대한 엄청난 부담감이 있다. 


나의 경우에 결정이 편안해진 것은 언젠가부터 결정에 정답이 있다는 생각을 버리게 되면서부터였던 것 같다. 조금 더 살아보니 삶에는 정답이 없는 것 같다. 실수도 삶을 성숙하게 만드는 기회가 된다. 길게 보면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좋은 일이다. 


패션 디자이너 피에르 가르뎅은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을 앞두었을 때마다 동전을 던져서 결정했다고 한다. 그리고 어느 쪽이 나오든 그 결정에 최선을 다하고 후회하는 법이 없었다고 한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어떤 결정이든 믿고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선택에는 정답도 오답도 없다. 단지 후회가 있거나 없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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