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창조의 공통 원리
지난 글에서 사랑을 끌어당겼던 경험과 행복을 끌어당기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그 원칙은 모두 같습니다. 사랑이든, 행복이든, 풍요든, 삶에서 원하는 것을 창조하는 방법은 모두 동일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현실 창조의 원리에 대해 이야기드리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원하는 미래를 창조할 수 있는가? 누구나 궁금하고 알고 싶은 주제일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현실 창조의 방법을 두 가지 방향으로 나누어 말씀드립니다. 하나는 "끌어당김의 법칙" 그리고 또 하나는 "내맡김"으로 하는 현실 창조입니다. 그리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두 방법 모두 같은 핵심 원리로 작동합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둘의 공통 원리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둘의 차이점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론다 번의 <시크릿>이라는 책으로 잘 알려지게 된 끌어당김의 법칙은 간단히 말해 비슷한 것끼리 끌어당긴다는 원리입니다. 원하는 어떤 생각에 집중하고 생생히 이루어진 현실을 상상하면 그 비슷한 주파수의 것들이 끌려오고 내가 원하는 현실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만약 이 이야기가 허황되게 들리시는 분이 있다면 가볍게 생각해 보셔도 좋겠습니다. 원하는 어떤 상황이 있다고 칩니다. 그것이 이미 이루어진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여러분의 생각과 감정과 행동이 모두 그에 어울리는 것을 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삶에서 그 원하는 상황과 관련된 신호나 사건이나 인연에 더 많은 주의가 기울여질 것입니다. 그러면 그 원하는 일이 일어날 확률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즉, 끌어당김의 법칙은 내가 원하는 것에 집중하고 몰입하는 방식으로 그에 어울리는 현실을 창조하는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우리는 매 순간 현실을 창조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에 따라 행동이 변하고 그에 따라 현실이 창조됩니다. 우리 마음이 담고 있는 상태, 의식의 상태는 외부 세계와 맞물려 그에 어울리는 현실을 창조하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의 마음 안에는 드러난 의식뿐만 아니라 무의식도 존재합니다. 때문에 대부분 우리가 어릴 때부터 갖고 있던 무의식적인 신념이 우리의 현실을 창조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의식으로 아무리 풍요롭고 싶어도 무의식적으로 내가 가난하다는 믿음을 갖고 있으면 그 신념이 나의 현재 의식의 상태가 되어 그에 어울리는 감정적 에너지를 내뿜고 그에 어울리는 행동을 합니다. 그렇게 가난에 어울리는 감정과 행동이 반복되며 가난하고 부족한 현실이 창조됩니다. 그래서 현실에서 같은 유형의 괴로움이 반복되고 있어서 그걸 바꾸고 싶다면 내가 어떤 무의식적인 믿음을 갖고 있는지, 어떤 뿌리 감정을 갖고 있는지 돌아보는 게 좋습니다.
결국 끌어당김의 법칙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진 상태에 집중함으로써 나의 현재 의식이 무의식적인 패턴을 벗어나서 원하는 상태에 머물도록 하는 하나의 방편이라고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돌이켜보면 저도 예전에 노력과 집중을 통해 원하는 것을 이룬 적이 많았습니다. 명문대를 졸업했고, 교사가 되었고, 미국에서 학위를 땄고, 박사 후에는 미 국무부에서 근무하며 외적 성취를 이루었습니다. 그런데 무의식이 여전히 가난했던지 점점 많이 벌었는데도 살림은 빡빡했습니다. 모기지와 다른 고정 지출 비용을 벌기 위해 항상 열심히 일해야 했습니다. 늘 바빴습니다. 그러다 이후 삶의 이끎으로 저의 풍요에 대한 고정관념이 변화하자 삶이 변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차차 쓰겠습니다.
물론 살아오면서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한 때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정말 재미있는 것은 돌이켜보면 이루어지지 않은 일들조차 완벽한 펼쳐짐이었다는 겁니다. 내 뜻대로 되지 않은 일에도 이유가 있었습니다. 당시 원했던 것이 진정으로 제 깊은 내면의 진실이 원하는 것이 아니었던 경우도 있었고, 이루어지지 않음으로부터 배운 것들이 정말 많았고, 또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 덕분에 펼쳐진 다른 멋진 일들도 무수합니다. 아마 제가 밝혀내지 못한 많은 다른 이유들도 훨씬 많이 있을 겁니다.
원하는 걸 이루지 못한 당시에는 제 마음이 타 들어갔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괴로웠던 것도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었을 겁니다. 우리 내면의 깊은 진실, 그리고 삶의 의미와 원리는 나의 이 작고 좁은 소견으로 다 알 수는 없는 것이었을 테니까 말입니다. 어쩌면 나의 영혼은 그 타들어가는 경험을 원했던 것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 작은 머리로는 인생의 의미를 다 헤아릴 수 없음이 분명합니다. 전에 알고 있다 생각했던 것들이 지금 알게 된 것으로 모르는 것이 되어버린 것처럼 지금 알고 있다 생각하는 것들도 언젠가 모르는 것이 되어버릴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러니 삶에 맡기고 가는 편이 나을 겁니다. 작은 나의 소견으로 잘되고 못됨을 따질 게 아니라 삶이 이미 완벽히 펼혀 지고 있음을 믿고 나아가는 편이 현명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내맡김," 제가 예전 글에서 "순응"이라고 표현했던 것의 의미입니다. 내맡김으로 하는 현실 창조는 끌어당김과는 방향이 다릅니다. 하지만 핵심 원리는 같습니다.
내맡김으로 유명한 책은 Michael Singer의 The Surrender Experiment, 한국 번역판이 <될 일은 된다>라고 번역이 되어있습니다. 재작년에 이 책을 읽었는데, 소름이 돋았던 기억이 납니다. 지난 8여 년간의 제 삶의 여정에서 느껴왔던 것들과 너무나도 비슷했기 때문입니다. 그 8여 년간의 여정은 요즘 써 나가고 있고 앞으로 차차 계속 풀어나갈 예정입니다.
내맡김을 통한 현실 창조의 원리는 작은 마음의 내가 원하는 것을 내려놓고 현실에서 이미 다 가진 충만한 감정만 가지고 살면 된다는 겁니다. 삶의 흐름을 무조건 신뢰하고 맡겨라. 그러면 삶이 나를 가장 좋은 방향으로 인도할 것이다. 나의 깊은 내면의 진실이 원하는 방향으로 삶이 나를 인도할 것이라는 겁니다.
물론 내맡김으로 현실 창조를 한다고 해서 그냥 내팽개치라는 게 아닙니다. 그냥 내팽개치면 무의식이 다시 반복적인 현실을 창조할 것입니다. 내팽개치는 게 아니면 도대체 어떻게 내맡기라는 말인가.
내맡김의 핵심은 현존과 순응입니다. 지금 이 순간만이 실재한다는 사실을 깊이 깨달아 매 순간 찰나 찰나에 머무릅니다. 그리고 일어난 모든 일을 있는 그대로 순응하고 받아들입니다. 이미 일어난 일에 순응한다고 해서 변화를 포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일어난 일에 저항하는 에너지를 내려놓고 순응할 때 변화의 가능성이 열립니다.
일어난 일이 무엇이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의 마음이 현재에 단단히 뿌리내리고 있을 때 우리는 나의 작은 마음을 넘어선 삶의 흐름을 느끼게 됩니다. 작디작은 내가 생각으로 지어내고 무의식으로 조건화되어 원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 모두가 연결되어 자연스럽게 원하는 방향, 삶 그 자체가 흘러가는 방향을 어렴풋하게나마 느끼게 됩니다.
세상 모두가 연결되어 원하는 방향, 삶 자체가 원하는 방향이라니... 막연하게 들릴지 모르겠습니다. 직관을 통해 느껴지는 방향입니다. 온갖 생각과 감정이 내려놓아지고 마음이 고요할 때 가슴 깊은 곳에서 느껴지는 은은한 평온함과 설렘을 통해 느낄 수 있습니다. 그 느낌을 따라가는 것입니다. 의식과 무의식을 넘어선 우리의 깊은 마음에서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무엇이 바른 길인지. 무엇이 모두를 위해 가장 지혜롭고 가장 인자하고 가장 자연스러운 길인지를 말입니다. (예전 글 <스스로를 믿는 법> 참조)
가는 길에 힘든 외적인 상황이 나타난다면 그것 또한 좋은 신호로 여기고 감사하며 순응합니다. 우리는 고난을 통해 성장합니다. 힘든 와중에도 지금 나의 현실에서 감사한 것, 풍요로운 것, 이미 갖추어진 것을 느끼며 현존하며 지금 눈앞에 나타나는, 현재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합니다. 이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배운 것을 삶에 적용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성장하며 우리를 제약하고 있는 작은 의식의 한계를 넘어서게 됩니다. 적절한 시기에 필요한 인연들을 만나고 여러 사건들을 겪으면서 의식이 확장되고 원치 않는 일이었다고 생각되었던 사건들의 의미를 이해하게 됩니다. 점점 삶을 있는 그대로 신뢰하게 됩니다.
삶은 참 지혜롭습니다. 나보다 나를 훨씬 더 잘 알고 있습니다. 삶은 참 친절합니다. 천천히지만 조금씩 내가 더욱 행복해지는 방향으로, 세상 모두에게 가장 바른 방향으로, 가장 진실한 방향으로 한발 한발 인도해 줍니다.
재미있는 것은 끌어당김이던 내맡김이던 현실 창조의 그 기본 원리는 다 같다는 겁니다. 그 핵심은 현존입니다. 지금 이 순간을 충만하게 사는 것입니다. 이미 이루어진 느낌으로 사는 것, 모든 것이 갖추어진 만족감과 감사함과 감탄의 느낌으로 지금 이 순간, 현재를 살아가는 것입니다.
현존할 때 느껴지는 평온과 영감의 에너지는 조건화 지어진 작은 나의 의식도 무의식도 아니며 나의 깊은 본연의 자리에서 나옵니다. 그러니 매 순간 현존하며 본연의 자리에서 살아갑니다. 현존의 만족감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합니다. 결과는 지혜로운 삶의 인도함에 맡겨놓고 오로지 지금 이 순간의 과정에만 집중합니다. 그렇게 내가 원하는 삶이 창조됩니다. 삶이 원하는 세상이 나를 통해 펼쳐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