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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선 May 14. 2021

러블리즈의 미묘미묘해가 함축하는 묘법연화경의 정수-상편



 대한민국의 가요계는 사랑을 소재로 한 노래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 왔다. 소녀시대, 원더걸스 등이 활동하던 시기부터 작금에 이르고 있는 아이돌 음악도 그 예외는 아니다. 생물학적 다양성의 개념을 대중문화로 확장해 생각해보면, 이러한 현상이 바람직하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새로운 특징을 나타낸 곡이 있다. 바로 러블리즈의 ‘미묘미묘해’라는 곡이다. 미묘미묘해는 듣기에 단순히 사랑을 소재로 한 곡처럼 보이지만, 그 내용을 파헤쳐 보면 동아시아의 문화에 영향을 끼친 불경 중 하나인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의 정수를 담고 있다. 사랑이라는 친숙한 소재로 깊은 불법의 이치를 담고 있으니 대중문화적으로 대한민국 아이돌 역사에 가히 한 획을 그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문화 향유 역량을 높여 글로벌 시민으로서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러블리즈 - 미묘미묘해, 180526 쇼음악중심 방영분, 링크 : https://www.youtube.com/watch?v=vIZxHspvIec )




 묘법연화경은 대승경전 중 하나로, 그 핵심사상은 회삼귀일(會三歸一)이다. 회삼귀일은 깨달은 자가 세 가지로 나누어 설명한 방편(이하 삼승(三乘))을 하나의 진실로 통일하여 중생을 제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삼승이란 성문승(聲聞乘), 연각승(緣覺乘), 보살승(菩薩乘)을 의미한다.



 성문승은 부처의 교설을 듣고 깨달음에 이르게 하는 것, 연각승은 부처의 교설에 의지하지 않고 홀로 깨달음에 이르게 하는 것, 보살승은 큰 서원을 세워 위로는 지혜를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제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세 가지 방편은 분별의 가르침이기 때문에 하나의 진실, 즉 일승(一乘)으로 회귀한다.



 러블리즈의 미묘미묘해에는 이 내용이 화자와 청자의 관계 속에서 표현된다. 삼승이라는 방편은 숨바꼭질로 표현되며, 화자가 청자에게 숨바꼭질을 통해 자신과 타인과의 경계가 궁극적으로 없다는 일승의 진실로 이끄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미묘미묘해라는 곡은 묘법연화경의 내용을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표현하는 방식 또한 유사한 점을 보이고 있다. 묘법연화경 표현방식에 대한 평은 주석서중 하나인 원효대사의 법화경종요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묘법연화경은 글과 말이 아름답게 활짝 피니 꽃이 열매를 머금은 것과 같고, 뜻과 이치가 깊고 심대하니 열매가 껍질을 두른 것과 같다.’*

( 원효, ‘법화경종요(法華經宗要)’, 제1장 ‘대의’)




 이와 마찬가지로 러블리즈의 미묘미묘해는 가사에서 사람의 미묘한 마음을 꽃이 열매를 머금은 듯 아름답게 표현해 내었다. 뿐만 아니라 껍질을 두르고 있는 열매처럼 처음부터 진실을 말하지 않고 방편을 전하고 있다. ‘팩트는 맞으면 아프다’라는 말이 있듯 처음 접하는 진실은 충격적일 수 있는데, 자비로운 마음으로 방편을 통해 팩트의 충격을 완화시켜 상대가 받아들일 수 있도록  진실의 내용을 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깊은 뜻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래에 대하여 제대로 된 평가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깊은 슬픔을 느껴 ‘미묘미묘해’에 담긴 묘법연화경의 정수를 분석함으로써 러블리즈의 노래 가사에 구체적으로 접근해 보려 한다. 2절은 1절의 단순히 다른 방식으로 표현한 것일 뿐 의미는 동일하기 때문에 1절만 접근할 계획이다.



(하편에서 계속. 아래 링크에서 하편으로 이어집니다)

https://brunch.co.kr/@slowlearner/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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