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그 10분

by 글쓴이 김해윤


다시 걷는 길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어제 갔던 그 길을 다시 가고 있다.


오늘은 우산을 쓰고,

어제보다 10분 일찍.


근래 눈이 부어 뜨는 것도 불편해서,

미루고 미루다 어제 병원을 갔다.


병원 방문 전 검색해 보니

운영시간이 7시라길래

6시에 도착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미적거리다가 6시 10분쯤 안과에 도착했다.

"접수 마감되었습니다."


순간 허탈했다.

접수 마감 시간도 적어놔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머릿속에 스쳤지만,

사실 알고 있었다.


인터넷에 마감 시간이 적혀 있지 않아도,


대략 한 시간 전쯤에는

접수가 끝날 거라 짐작했으니까.


그래서 6시까지는 도착해야지,

마음먹었으니까.


그냥, 내가 10분 늦었을 뿐이다.


오늘은 6시가 되기 전에 안과에

도착해서 진료를 받고 약을 받았다.


어제 10분만 일찍 도착했어도

비 오는 날 다시 나올 필요는 없었는데.




짧은 시간



준비할 때의 10분은 너무 짧아.

일상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그 짧은 10분을 어영부영 보내고 나면,

나는 종종 후회하게 된다.


왜 나는 그 겨우 10분도

컨트롤하지 못하는 어른이 된 걸까.


핸드폰 하던 거 내려놓고,

누워있던 거 일어나서,


딱 10분만 일찍 준비해도 여유로울 텐데.

적어도 늦지는 않을 텐데


나는 미적거리다가 부랴부랴 움직이게 된다.


참 아이러니하다.

나는 언제나 여유롭게 살고 싶어 하면서도,

정작 그 여유를 만들어 줄 10분을 지키지 못한다.


겨우 10분인데,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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