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참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계획을 세우고 실행까지 했지만 성과는 없다.
게으름을 피운 것도 아닌데,
억울하다.
아침에 적어둔 오늘의 할 일을
차례대로 완수하려 하지만,
하나씩 시작할 때마다 불쑥 장애물이 고개를 든다.
버벅거리는 컴퓨터
울려대는 핸드폰
작은 일 하나하나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내 시간을 삼키고, 집요하게 나의 발목을 잡는다.
오늘 하루,
목표 지점에 닿으려 애썼지만
움직일 때마다 모랫주머니가 발목에 얹힌 듯
나는 결국 제자리만 맴돈다.
결승선은 멀고 해는 서서히 저문다.
밀려오는 허무와 그 위 겹겹이 쌓이는 짜증을 견뎌낸다.
아침에 적어둔 할 일 목록은
지워지지 않은 채
그렇게 또 하루가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