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목록

by 글쓴이 김해윤



하루가 참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계획을 세우고 실행까지 했지만 성과는 없다.


게으름을 피운 것도 아닌데,

억울하다.


아침에 적어둔 오늘의 할 일을

차례대로 완수하려 하지만,

하나씩 시작할 때마다 불쑥 장애물이 고개를 든다.


버벅거리는 컴퓨터

울려대는 핸드폰


작은 일 하나하나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내 시간을 삼키고, 집요하게 나의 발목을 잡는다.


오늘 하루,

목표 지점에 닿으려 애썼지만


움직일 때마다 모랫주머니가 발목에 얹힌 듯

나는 결국 제자리만 맴돈다.


결승선은 멀고 해는 서서히 저문다.

밀려오는 허무와 그 위 겹겹이 쌓이는 짜증을 견뎌낸다.


아침에 적어둔 할 일 목록은

지워지지 않은 채

그렇게 또 하루가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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