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면 이불을 정리한다.
베개를 툭툭 털어 제자리에 두고, 이불의 구겨진 부분을 펴서 침대 모서리와 맞춘다.
이불정리부터가 성공한 삶의 시작이라던가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아침에 이불정리를 한다던가,
그런 말을 어디선가 들었다.
그래서 나도 해보기로 했다.
사실 처음에는 이 간단한 일도 귀찮아서 안 하는 날이 더 많았다.
눈 뜨고 나서도 미적대다가 겨우 일어나는 날도 많았고,
늦잠 자서 급하게 나갈 때도 있어 정리할 겨를이 없었다.
처음엔 정리하다가 금세 멈춰버리고,
다시 시도하면 좀 더 길게 가는가 싶다가 또 안 하기를 반복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정확히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안 하는 날보다 하는 날이 더 많아졌다.
습관을 들이려면 3개월은 해야 한다는데
매일 꼬박은 아니어도 꾸준히 시도한 덕분일까.
지금은 대부분 한다. 여전히 100%는 아니다.
정말 급한 날이나 컨디션이 안 좋으면 안 하기도 한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훨씬 자주 한다.
저녁에 집으로 돌아올 때
현관문을 열고 신발을 벗고, 침실 문을 여는 그 순간,
정리된 침대가 눈에 들어온다.
하루 종일 바쁘게 일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이런저런 일들에 치이다가 마주한 정리한 침대를 보고 있으면
내가 왜 실패해도 계속 이불정리를 시도했는지를 알게 된다.
집으로 돌아올 때, 엉클어진 침대를 보면 더 피곤했다.
하루 종일 정신없었는데, 침대까지 어수선하니.
아직도 복잡한 하루가 끝나지 않은 기분이랄까
하지만 아침에 잠깐 이불 정리를 한 날의 침대에는
그 피로했던 나를 토닥여주는 느낌이다.
그냥 조금 정돈되고, 조금 더 편안해 보이는
딱 그 정도일 뿐인데
이불 정리한다고 해서 거창한 성취감을 얻는 것도
뭔가 대단한 것을 한것도 아니지만 그냥 괜찮다.
이 정도의 위안이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