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도록 아껴주고 싶다.

by 글쓴이 김해윤



나는 요즘 들어 '내 것'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오래 두고, 바라보며, 사랑할 수 있는 무언가를.


그동안은 누군가의 손끝에서

태어난 것들로만 일상을 채웠다.


쉽게 사고, 쉽게 잊고, 쉽게 버리며.


오래 마음을 준 것이 별로 없음을 깨달았다.


손에 남은 건 거의 없이,

기억도 물건도 금방 바래갔다.


그래서 이제는 시간과 온기를 담은

'내 것'을 가지고 싶다.


내가 만든 가방을 메고

내가 만든 옷을 입으며

내가 만든 음식을 먹는 하루.


시간을 들이고 마음을 담은 모양이

비록 서툴고 어설퍼도 그 자체로 충분할 것 같다.


금세 시들지 않고, 쉽게 버릴 수 없는

내가 만든 나의 것.


나는 그것들을 한 겹 한 겹 쌓아가고 싶다.


곁에 두고 싶고,

자꾸 쓰고 싶은,

그래서 오래 사랑할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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