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것도 되어 있는 게 없다.

by 글쓴이 김해윤



시간은 흘러가는데

손에 쥔 것이 없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아닌데

어느 것도 되어 있는 게 없다.


매일 씨앗을 뿌리지만

그게 열매를 맺을지

흙 속으로 사라질지 알 수 없다.


나는 아직 과정 속에 있는데

자꾸 스스로가 결과를 재촉한다.


내가 그리는 성취는

현실과는 너무 멀어 보이고


어떤 것도 해내지 못했다는

사실은 너무나도 선명해서


불안은 매일같이

나를 덮친다.


그럼에도

멈출 수는 없다.


멈춰버리면,

정말 아무것도 안될 것 같아서


그래서 오늘도,

느리게라도 움직여본다.


언젠가 내가 뿌린 씨앗이

싹을 틔어 흙을 뚫고

고개를 들기를 바라며


불안하지만

오늘도 견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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