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회복시키는 무심한 순간

by 글쓴이 김해윤



러닝을 마치고 멈춰 섰을 때

숨은 턱 끝까지 차오른다.


심장은 귓가에서 쿵쿵거리고

목구멍에는 뜨거운 공기가 거칠게 드나든다.


그러면 나는 어김없이

상체를 낮추고 허리에 손을 올린다.


짧고 무너진 숨이

천천히 깊어지기 시작한다.


체력적으로 지치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동작인데


문득 궁금해졌다.

왜 사람은 힘들면 허리에 손을 얹을까.


찾아보니,

상체를 약간 숙이고 손으로 몸을 받치면


폐가 더 쉽게 팽창하고

횡격막이 숨 쉬기 좋은 길을 되찾는다고 한다.


무의식적으로 나의 몸은

지친 나를 위한 숨 고르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생각해 보면, 흐트러진 숨을 되찾는 건

허리에 손을 짚는 것뿐만은 아닐 것이다.


조용히 눈을 감고 있기

멍하니 창 밖을 바라보기

창밖 빗소리에 귀 기울이기


아마 그런 사소하고도 무심한 순간들이

어쩌면 나를 회복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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