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잔 디카페인

by 글쓴이 김해윤


내게 커피는 언제나

'잠을 깨우기 위한 음료'였다.


아침을 시작하기 위해,

졸린 정신을 붙잡기 위해 마셨다.


그때의 커피는 목적이 분명한,

말 그대로의 기능성 음료였다.


그래서 카페에 가서 디카페인을 시키던

친구가 이상하게만 느껴졌었다.


'카페인을 뺀 커피를 마신다고?'

'그럴 거면 다른 음료를 마시는 게 낫지 않나?'


커피를 마시는 이유가 분명했던 나는

그 명확함이 보이지 않는 선택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지금의 나는 카페인을 위해 커피를 찾아 않게 되었다.


어느 순간부터 커피 향이 주는 여유와 온기가

내가 커피를 찾는 이유가 되었다.


오랜 시간 버티기 위해 마셔온 탓인지

카페인이 쌓인 몸은 예전과 달라져


이제는 커피 한 잔에도

밤을 온전히 넘기지 못하는 몸이 되었다.


그래서 한 때 이해되지 않던 디카페인은

지금의 나에게 좋아하는 커피를

매일 누릴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선택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