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너로 충분해

by 전이야

틱이 있어도, 너는 너로 충분해


네 안의 작은 파도,

예고 없이 밀려와도 아름다워.

그 흔들림이 네 바다를 이루고,

깊은 곳일수록 더 환히 빛나는 법이니까.

포근한 만처럼,

태풍이 지나간 뒤에도

숨을 고를 수 있는 자리가 네 안에 있어.

이 시간이 지나면

네 빛은 더 멀리, 더 고요하게 퍼질 거야.


특수교육을 전공한 나는 매일 아이들을 만난다.

그 중에는 예고 없이 몸을 흔드는 아이들도 있다.

그 아이들을 바라볼 때면

문득 내 아이가 떠올라 가슴이 저려오기도 하고,

동시에 있는 그대로의 귀여운 모습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번지기도 한다.

나는 평생 내륙에서 살았다.

그러다 결혼 후, 남편의 직장 근처 바닷가 아파트로 이사했다.

걸어서 몇 분만 나가면

넘실거리는 바다가 보이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물때를 살피며 조개를 캐는 사람들과

낮게 엮인 굴막들이

하루의 풍경이 된다.

처음 이사 왔을 때 나는

태풍이 오면 어쩌지, 괜찮을까

괜한 걱정을 먼저 했다.

그런데 살다 보니 알게 되었다.

이곳은 아무리 거센 비바람이 몰아쳐도

금세 고요를 되찾는 ‘만’이라는 걸.

바다를 모르고 살던 내가

바닷가에 살며 배워가듯,

특수교육을 전공하고도

‘특별한 아이의 특별한 요구’를

몸으로 알지 못했던 나는

내 아이를 키우며 비로소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다.


우리는 모두

이 여정을 처음부터 알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믿는다.


아이들에게

우리 부모들은 분명

폭풍 속에서도 돌아올 수 있는

‘포근한 만’이 되어줄 거라는 것을.


태풍이 지난 뒤에도

변함없이 그 자리에 머물러 줄

단 하나의 공간으로.


너는 너로 충분하다.

조금 느려도, 조금 다르게 자라도,

너만의 속도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리고 그 곁에 있는 우리는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만’이 되어주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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