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슬픔 때문에 연결된다

남의 슬픔에 다다르기까지

by 전이야

우리가 슬픔 때문에 연결되다니...

정혜윤이 『말 한 마리가 술집에 들어왔다』를 읽고 쓴

칼럼의 제목이다.


그 제목에 끌렸다.


“나한테 있는 게 뭔지
네가 말해줄 수 있을 것 같아.


세상에서 오직 이 한 사람만
가질 수 있는 그거.”

타인에게 일어날 일을 더 궁금해할 기회,
타인의 입을 섣불리 막지 않을 기회,
타인의 슬픔에 깊이 공감할 기회,
한 인간을 한 인간으로 볼 기회,
그리고
우정을 되찾을 기회.

좋지만, 두렵지 않은 것은 아니다.

내 마음 깊은 곳에는
타인이 준 슬픔, 서러움, 상실,
손해의 기억 또한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바로 이 ‘슬픔’ 때문에 연결된다.

정혜윤, 「새벽 세 시 책읽기」, 한겨레



큰아이가
한참 틱으로 힘들어하던 때였다


병명은 있었지만,
치료제도,
치료사도 없는
투렛증후군 앞에서
매일매일이 버거웠다.


나는 그 투렛증후군을 앓는
엄마들이 모인 온라인커뮤니티에
자주 들락날락했다.


정보를 얻고,
하소연을 하고,
위로를 받았다.


그즈음,
신문에서 이 글을 읽었다.


많은 생각이 흘러
결론을 내릴 수 없는
감동에 잠겼고,
정혜윤이라는 사람을
직접 만나보고 싶어질 만큼
마음이 흔들렸다.


누군가의 아픔을
모르는 척하는 것은
그 사람의 불편함을
염려한 배려가 아니라,


내가 그 아픔을
알아차리는 순간
내 감정이 소모되고,
내 에너지가
낭비될까 두려워서였을지 모른다.


‘왜 나한테 하소연이지?’
하던 냉소적인 마음이,

‘내게 하소연이라도 하렴.’
으로 변하기까지,


나는 또
얼마나 슬펐던가.


나는 이제
조금이나마
남의 슬픔에
다다를 수 있게 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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