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가 눈여겨본 아트 편집숍 5 (1탄)

추구미는 달라도, 공통점은 있어요. (#로파서울 #비애티튜드)

by 하모니블렌더

01. 고심해서 선물을 고를 때, 찾게 되는 편집숍이 있나요? 저는 오늘 기획자/마케터의 시선을 사로잡은 편집숍 5곳을 추천해보려 합니다. 각각 뾰족한 컨셉과 무기를 갖고 있는 브랜드인데요. 이런 글을 쓰게 된 개인적 배경이 있습니다.


02. 저는 큐레이션 편집숍을 2년간 운영한 경험이 있어요. 에이전시에서 콘텐츠 마케팅 업무를 보다 회사 사업 확장으로 브랜드개발 업무에 도전하게 된 경우죠. 극초기엔 크라우드펀딩을 마친 아이디어 상품을 판매하는 플랫폼이었으나, 여러 번의 시도 끝에 '우리 팀'이 자주 소비하고 자신있게 판매할 수 있는 카테고리에 집중하자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그렇게 별안간 큐레이션 편집숍의 운영자가 되었습니다.


02. 물건을 파는 상인이 되며 가장 먼저 했던 일은 시장조사입니다. 아이디어스, 로파서울, 비애티튜드, 29cm, 원모어백 등. 대중적으로 많이 방문하는 오프라인 편집숍부터 사업이유가 뚜렷한 브랜드를 하나둘 조사하다 '편집숍'은 물건을 팔아 이익을 보는 '판매수수료'만으로 돈을 벌기 어렵다는 사실을 마주했습니다.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에이전시를 겸할 수 밖에 없었죠. 우린 어떤 '차별점'을 가져갈 것인가 브랜드를 운영하면서도 고민 또 고민했습니다. 핫하다는 콜라보, 유튜브, 플리마켓 등도 시도해 봤지만 하면 할수록 더 궁금해졌어요. 브랜딩부터 마케팅까지 탄탄하게 자기들만의 서사를 쌓으며 돈도 버는 브랜드는 뭐가 다를까? 우린 아트 편집숍인가, 소품샵인가?


03. 조사한 바, 잘 나가는 브랜드의 공통점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 규모의 경제를 키운다.
2) 콜라보 상품을 만든다.
3) PB를 활용해 오리지널리티 상품을 자체제작 한다.
4) 멀티 브랜드를 활용한다.
5) 콘텐츠를 강화한다.

그리고 대부분 '에이전시' 형태로 현금흐름을 가져가고 있었습니다. 저희 회사 역시 에이전시 형태를 메인 비즈니스로 두고, 해당 사업을 진행해왔지만 수익모델과 뾰족한 존재 이유를 찾지 못해 사업을 종료하기에 이르렀는데요. 해당 사업군에 살짝 발을 담궈본 저는 자기만의 고유한 색을 오래오래 이어가며 '최후까지 살아남은 편집숍'을 더더욱 존경하고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애정하는 아트 편집숍 5곳을 뜯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획자가 눈여겨본 아트 편집숍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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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파서울_선물.jpg 출처 : 로파서울 홈페이지

로파서울

Keyword : 선물, 콜라보 자체제작, 아트 대중화

장사하는 별난 기획자들이 만든 아트 디자인 편집숍 로파서울. 용산에 오프라인 쇼룸이 있어, 직접 찾아가 구매도 가능한 곳인데요. 선물 덕후라면 한 번쯤 꼭 소비할 가치가 있는 편집숍으로 특히 블랙&화이트, 실버 제품을 사랑하는 분들께 천국 같은 숍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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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파서울의 꽃은 '선물'입니다. 로파서울이 큐레이션한 선물을 자체제작한 패키지와 함께 판매해요. 2~3년 전부터 선물 키워드에 집중하더니 선물용으로 기획한 상품, 패키지, 메시키 카드, 선물하기 기능까지 갖췄습니다. 선물에 진심인 브랜드로서 확실히 자리를 잡은 것 같더라고요. 저라면 감각적인 소품을 좋아하는 디자이너 친구에게 선물할 것 같아요.


경매.jpg 작가의 예술품을 온라인 경매로 실험한 <뉴비드> 프로젝트
서치라이트페어.jpg 모호한 예술 시장 경계에 있는 새로운 작가 발굴하고 지지하는 <서치라이트> 전시

하지만, 선물이 끝은 아닙니다. 로파서울이란 브랜드 자체를 디깅하다보면 단순 편집숍이 아닌 '아트의 대중화'에 진심인 브랜드라는 걸 깨닫게 되죠. 몇 년 전부터 작은 아트 소품을 판매하는 곳들이 증가했는데요. 이는 창작자, 디자이너를 꿈꾸는 수많은 아티스트에게 '상업적 창구'의 역할을 합니다. 그 중에서도 로파서울은 개별 작가, 스몰 브랜드와 오래오래 지속가능할 수 있는 지점을 근본적으로 고민하며 '플랫폼'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기 위한 전시를 열고, 예술품을 온라인 경매로 실험하는 프로젝트까지 기획하며 일반 대중들이 '아트'와 '디자인'을 자신의 삶 가까이에서 누릴 수 있도록 돕습니다.


게다가 제품 큐레이션 및 콜라보하며 작가IP를 활용해 자체제작까지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시스템'을 구축하고, 문화를 만들어내는 것이야말로 어려운 일인데.. 제품을 파는 것을 넘어, 만드는 것까지 확장하는 것을 보며 작가님들의 고충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돕는 브랜드라고 생각했습니다. (단순 PB가 아닌) 작가님들과 같이 난관을 헤쳐나가는 것만으로 칭찬받을 만한 브랜드입니다. 로파서울을 더 깊이 파보면, 따바프레스라는 회사를 베이스 삼아 오프라인 편집숍 기획, 큐레이션까지 로파서울을 외주에도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소개할 회사들 역시 다른 형태로 '에이전시'를 캐시카우 삼아 달리는 브랜드들이 많습니다.



비애티튜드

Keyword : 트렌디, 콘텐츠, 멀티 브랜드

'낯선 발견'을 컨셉으로, 아티스틱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 브랜드, 비애티튜드.
트렌디하면서 신선한 경험을 추구하고, 유행보다 반걸음 앞선 미감을 보여주겠다는 소개하는데요. 비애티튜드 디자이너들의 미친 비주얼 콘텐츠를 보며 어이없어 파하하 웃다가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할 때가 많았어요. "아.. 이 사람들.. 너무 잘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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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애티튜드는 젠지스러운 상품들이 가득합니다. 가볍게 주고 받을 수 있는 1~3만원대 객단가 제품도 많고요. 감도 높은 상품이 있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으로 컬러풀하고 디자인적으로 눈에 띄는 제품이 많아 다양한 취향의 선물을 고르기 편한 곳입니다. 로파서울이나 다른 편집숍처럼 '선물 패키지'를 신경쓴다기보다, 다양한 범위의 취향을 저격하는 제품들이 많습니다. 10~40대까지도 거뜬히 선물할 것들이 넘쳐난다는 얘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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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1).png 출처 : 비애티튜드 홈페이지

가장 눈에 띄는 건, 말도 안되게 공들인 콘텐츠. 같은 상품을 소개하더라도, 비애티튜트가 소개하면 일단 기대심리를 자극합니다. 반걸음 앞선 트렌디한 표지는 늘 실망시키지 않거든요. 그도 그럴것이 비애티튜드는 2012년 설립된 스튜디오더블디라는 디자인&콘텐츠 그룹에서 만든 브랜드입니다. 자신들이 가장 잘 하는 '디자인'을 플랫폼의 강점으로 충분히 잘 활용하고 있죠. 또한 누핍(nupip)이란 브랜드를 운영하며 직접 직접 디자인 상품을 자체제작 합니다.


더블디.jpg 출처 : 더블디스튜디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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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핍2.jpg 출처 : 누핍 인스타그램

비애티튜드 고객이 젠지라면, 누핍은 그 타겟을 정확히 명중해 가장 젠지스러운 파츠를 디자인합니다. 발 아래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에도 비애티튜드가 지향하는 아티스틱 라이프를 옮겨둔 것 같습니다. 파츠를 넘어 패션 액세러리 브랜드라고 규정하는 것을 보니, 또 어떤 카테고리로 확장될지 기대되고요. 누핍 브랜드는 당연히 비애티튜드 플랫폼에 가장 먼저 소개됩니다. 전략적이죠. 모든 대행사가 멀티 브랜드 전략에 도전했을 때 목표로 하는 그림 아닐까요?


탄탄한 에이전시 내공으로, 브랜드 존재이유와 감도를 확실히 챙기는 능력자들. 더블디 스튜디오 클라이언트는 수많은 대기업과 강소기업이였어요. 내공과 실력은 클라이언트 프로젝트로 챙기고, 본인들이 진짜 하고 싶은 디자인은 PB 브랜드로 맘껏 꿈을 펼치는 구조가 이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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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애티튜드 역시 로파서울과 비슷한 맥락으로 아트의 대중화를 꿈꾸는 것 같아요. 홈페이지에 다양한 아티스트의 행보를 에디터 관점에서 심도있게 다루는 콘텐츠들이 가득합니다. 비애티튜드에 입점된 브랜드 작가님부터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는 디렉터분들까지 발굴의 의미를 띕니다. 인터뷰, 포트폴리오, 프로젝트 소개 등 콘텐츠 형태도 다양해서 '아트' 자체에 관심있는 분들은 꼭 제품을 소비하지 않아도 비애티튜드를 '매거진'으로써 소비하기 충분합니다. (*참고로 비애티튜드는 매거진 인스타그램도 따로 운영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브랜드 기획자 관점에서 선물하기 좋은 편집숍을 샅샅이 살펴봤는데요.

소개하고 싶은 5가지 브랜드 중, 2개의 브랜드만 다뤘습니다. (생각보다 길어져 2탄으로 구분했습니다.) 독자님들에게도 오래도록 응원하는 편집숍이 있는지 궁금하네요! 공유해주시면 저도 줍줍 하겠습니다. 다음 번에는 또 다른 감도의 편집숍을 3개 뜯어볼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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