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구미는 달라도, 공통점은 있어요.
01. 친구 선물 뭐로 고르지?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스크롤 다섯 번은 내렸는데, 도무지 뭘 줘야할지 감이 안 올 때. 디테일에 눈뒤집어지는 친구에게 한끗 다른 선물을 하고 싶을 때 추천하고 싶은 아트 편집숍 3곳이 있어요.
글을 읽기 전에 '지갑'을 조심해주세요. 감도 높은 친구들을 위한 편집숍인 만큼, 예쁜 게 많거든요.
02. 다행히 본 글은 쇼핑을 위한 글은 아닙니다. 기획자/마케터 관점에서 브랜드를 디깅한 글에 가까워요. 브랜딩에서 마케팅까지 신경쓴 티가 팍팍 나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함께 디깅한다고 생각하고 보시면 좀 더 재밌게 읽히실 거예요.
그런 의미로 잠깐 복습타임!
아트 편집숍5(1탄)에서 소위 '잘 나가는 편집숍'의 비즈니스적인 특징을 재공유합니다.
눈치채셨겠지만 괄호 안에 쓰여진 브랜드가 오늘 소개드릴 브랜드입니다.
기획자이자 마케터인 제가 왜 이 편집숍들을 눈여겨 보게 되었는지, 세부 특징과 함께 공유드릴게요.
*잘 나가는 편집숍의 특성*
1) 규모의 경제를 키운다. (바이너리샵)
2) 콜라보 상품을 만든다.
3) PB를 활용해 오리지널리티 상품을 자체제작 한다.
4) 멀티 브랜드를 활용한다. (TWL - Things we love)
5) 콘텐츠를 강화한다. (KINDER & GENTLER)
Keyword : 플랫폼, 규모의 경제, 프리미엄 가구/소품
바이너리샵은 오늘의집이 국내 신진 디자이너부터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까지 다양한 고감도 브랜드를 소개하는 샵이에요. 오늘의집 APP 안에서 앱인앱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어요. 하나의 큰 카테고리이자 오늘의집이 새롭게 오픈한 세컨 브랜드라고 보시면 됩니다.
첫 번째 특징. 오늘의집의 '프리미엄판' 편집숍입니다. 몇십 짜리 비싼 오브제부터, 몇백 짜리 가구 브랜드까지.
오늘의집이 '프리미엄 라인'까지 확장하려는 의도를 알 수 있죠. 가성비와 감도 사이를 고민하던 고객들이 '내가 원하는 게 없는데?' 싶을 때 바이너리숍을 구경하다 구매 버튼을 누르게 되는 시나리오입니다.
아마 오늘의집이 노린 전략은 29cm나 브랜드 스마트스토어를 찾지 않아도, 가성비부터 프리미엄까지 원스톱으로 쉽게 쇼핑이 가능하다는 점이겠죠? 게다가 기존 고객 데이터베이스 및 오리지널리티 콘텐츠 등을 잘 활용한다면 승산이 있겠다고 본 것 같아요.
두 번째 특징. 프리미엄 가구를 '원하는 날'에 배송해줘요.
'프리미엄 가구'의 배송일을 내가 정할 수 있어요. 최대한 빠른 배송을 제공하는 건 물론, 4주 안에 원하는 배송일을 지정할 수 있어요. 프리미엄 가구를 1-2주 내내 기다렸다 받는 건 너무 당연하게 느껴온 불편함인데, 고객의 불편함을 잘 긁어준 서비스라고 느꼈습니다. 특히 1인 가구에게 편리할 것 같아요! 아무도 가구를 대신 받아줄 수 없어 급하게 반차/반반차를 쓰는 동료를 본 적이 있거든요. 그리고 하나 더! '매트리스 무료내림 서비스'처럼 오늘의집이 디테일하게 챙겨줄 수 있는 서비스를 차별화한 것이 좋았습니다.
오늘의집은 원래도 '자체 배송 서비스'를 운영했었어요. 단 '특정 상품'에 있어서 그랬죠. 커머스 운영 측면에서 아주 당연한 프로세스인데요. 베스트셀링 상품, 단독상품, 프로모션이 있는 경우, 커머스는 물건을 미리 매입해두고,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대신, 마진을 더 가져가죠. 물론 꼭 '사입'이 아니더라도, 커머스-입점사 간의 계약에 따라 '빠른 배송'의 우선권을 가져가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아무튼 계약부터 배송까지 오늘의집이 책임지고 한다는 것 자체가 신뢰도를 조금 더 주게 되었으니, 앞으로 프리미엄 가구 소비자가 얼마나 '베네핏'을 느끼고 많이 애용하느냐가 중요할 것 같아요.
세 번째 특징. 큐레이션 콘텐츠
오늘의집은 약 10년 넘게 쌓아온 경험을 기반으로 제품 큐레이션과 콘텐츠를 연결해서 소개해요.
Featured Brand : 바이너리샵이 추천하는 가장 트렌드한 선택
Binary’s Pick : 새로운 취향을 밝혀줄 아이템 소개
Binary Magazine : 유저와 브랜드를 가까이서 인터뷰하고 리뷰하는 커뮤니티 기반 콘텐츠
Line up : 바이너리샵에서 만날 수 있는 브랜드 인덱스 제공
Trending : 카테고리에선 실시간으로 유저탐색이 많은 트렌디한 상품 큐레이션
사실상 커머스의 '흔한' 콘텐츠 전개 방식입니다. 아마 브랜드를 가리고 '이건 어디에서 만든 콘텐츠지?' 물으면 잘 모를 거예요. 저 역시 커머스를 했을 때 대형 플랫폼사와 엇비슷한 콘텐츠를 만들어왔습니다. 차별화된 콘텐츠 만들기.. 말이 쉽지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하지만, 오늘의집은 그 어려운 걸 해낸 적이 있습니다. 바로 '집들이/집사진' 등 커뮤니티 콘텐츠가 그 예시였죠! 오늘의집 인플루언서라는 말까지 생겼을 정도로, 고객이 스스로 자신의 집을 콘텐츠화시켰던 아주 좋은 사례를 만들었죠. 바이너리샵에서도 콘텐츠가 하나둘 쌓인다면 또 어떤 시너지를 낼지 기대가 됩니다.
총평
KEEP
오늘의집 찐 콘텐츠는 '유저'들이 만드는 집들이/집사진 콘텐츠에 있기 때문에, 프리미엄 가구 관련 유저 콘텐츠가 하나둘 쌓였을 때 어떤 식으로 작동될지 궁금해요. 프리미엄+가성비 가구를 믹스해서 잘 꾸민 공간이 오늘의집 콘텐츠가 되어가고 있죠. 오늘의집의 내러티브가 쌓인 콘텐츠들이 앞으로 프리미엄 가구와 어떻게 연결될지 기대가 됩니다.
PROBLEM
브랜드 메시지는 여러 번 읽어봐도 확 와닿지 않는 것 같아요. 왜 0부터 1, 음과 양, 흑과 백.을 계속 말하는지 직관적으로 확 와닿지 않습니다. 특히 요즘 어딜가나 '미학'의 중요성을 깨닫고는 '미학'이란 키워드가 너무 쉽게 남용되는 언어로 느껴져서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이 필요해보입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Keyword : 일용품, 테이블웨어, 오프라인숍
다음은 브랜드 TWL입니다. 우선, 브랜드가 직접 자기소개하는 글을 가져왔어요.
처음엔 '일용품'이 뭐지? 싶었어요. 찬찬히 읽어보니 매일 애정을 갖고, 가까이에서 쓰는 생활용품을 '일용품'이라고 이름 붙였더라고요. 나에게 '생활에 활기'를 불어넣는 생활용품은 뭘까? 잠시 고민해보게 되었습니다. (아직 살림을 하지 않는 저에겐 책 읽을 때 밑줄 긋는 형광펜 같은 문구용품이 '일용품'에 가까웠어요.) 디깅 끝에 가장 흥미로운 점은 에이전시업-브랜드 2개를 동시에 운영하는 비즈니스 구조였어요. 대단하죠? 제가 다녔던 회사에서도 이런 구조를 전략적으로 가져갔기 때문에, 특히 저는 이런 회사의 내부 프로세스가 너무 궁금해져요. 차근차근 특징부터 소개해볼게요.
첫 번째 특징. 전통과 현대의 조화로운 상품들이 많아요.
소개한 브랜드들 중, 가장 차분한 분위기에요. 3040을 타겟으로 결혼, 출산, 독립, 이사 등 다양한 환경의 변화로 본인이 직접 사용할 '일용품'을 선보이는 TWL. 전통과 현대가 섞여 고급스러움을 자아내는 상품들이 많은데요. 해외 브랜드와 국내외 아티스트 제품을 엄선해 '공예품'에 가까운 일용품을 선보이기 때문입니다.
팝하고 트렌디한 컬러보다는, 차분한 수채화 같달까요. 일상에 잔잔히 스며들 것 같은 색감이 주를 이룹니다.
두 번째 특징. 오프라인숍을 적극 운영해요.
TWL은 현재 한남동 이태원 쇼룸은 4층짜리 건물로, 각 층마다 컨셉추얼하게 일용품부터 공예품 및 다양한 물건과 작품을 소개하고 있어요. 건물을 통으로 쓰는 만큼 제품 큐레이션부터 전시 구경까지 촘촘히 기획되어 있다고 해요. (아직 안가봄) TWL의 오프라인은 역사가 깊어요. 2012년 신사동 가로수길에 있는 편집 매장에서 시작되었고 그 후, 종로 연건동에서 9년. 2019년에는 생활에 여유와 정취를 더하는 차, 차 도구, 공예품 소개하는 '핸들위드케어(Handle with care)' 브랜드까지 만들게 되면서, 현재는 '전시 형태'로 공예품과 작가들을 오프라인에서도 적극 소개하고 있어요.
세 번째 특징. 에이전시를 동시 운영해요.
TWL은 비즈니스 구조적으로 '에이전시'도 운영합니다. 연도를 보면 에이전시업이 먼저였고요. 길우경(2007년, fnt 합류), 김희선(2011, fnt 합류) 두 대표가 합류한 후, TWL이 생긴 것으로 보여요. fnt는 디자인 기반 에이전시로, 애플 / 롯데리아 / 공공기관 관련 디자인 등 포트폴리오를 봤을 때 대기업 프로젝트를 주로 진행하는 탄탄한 에이전시로 보여요. 브랜딩 및 아이덴티티 디자인, 그래픽 디자인, 디지털 미디어 디자인, 전시 및 공간 디자인. 메인으로는 이렇게 4가지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자료조사를 하다 이 부분에서 감탄했는데요! 에이전시와 커머스. 서로 다른 업을 운영하면서, 완벽한 브랜드 서사마냥 '하나의 결'을 추구하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한 마디로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위해 존재하는 에이전시이자 커머스였죠. 내공이 느껴졌어요. 보통 에이전시와 커머스를 동시 운영할 때, 하나의 결을 추구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단단하고 길게 버틴 기업만이 만들 수 있는 포트폴리오라고 생각했습니다.
Keyword : 빈티지, 따뜻함, 섬세한포장법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고객을 위한 정성스럽고 따뜻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구매한 제품이 본인용이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선물이든, 모든 상품은 섬세한 포장과 따뜻한 메시지와 함께 전달됩니다. 이를 통해 고객과의 친밀한 관계를 구축하고, 오래도록 함께하고자 하는 브랜드의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브랜드는 카인더앤젠틀러. 담백하고 위트있는 '선물'이 넘치는 편집숍입니다.
제품 카테고리는 아트와 실용을 넘나들고, 어조는 담백하지만 다정해요. 근데 진짜 킥은..? 대표님이 '선물 포장'에 진심이라는 것. 검색만 몇 번 해보면, 카인더앤젠틀러의 포장 이미지가 여기저기 나옵니다. 얼마나 선물에 진심인지 하나씩 파헤쳐볼까요?
첫 번째 특징. 선물에 진심입니다.
(1) 선물 카테고리
카인더앤젠틀러는 선물하기 좋은 제품을 'Gift Idea' 카테고리로 구분했어요. 20,000원 / 35,000원 / 50,000원 / 75,000원 / 100,000원 언더 이렇게 '가격 기준'으로 설정되어 있죠. 선물하기 좋은 상품을 따로 셀랙해, 가격대로 보여주는 방식은 고객들이 여러 커머스에서 이미 경험하고 있는 분류법입니다. 고객이 선물을 찾고 있다면, 원하는 n만원대 상품을 쉽게 찾을 수 있죠. (개인적으로 카인더앤젠틀러 상품들은 위트+빈티지+실용성을 갖춘 것들이 많아 제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사치재(?)임에도 불구하고, 취향이라면 안 살 수가 없는 상품들이 많아요.)
(2) 시그니처 포장 서비스(무료)
포장 옵션은 3가지입니다. 포장없음 / 시그니처 포장 / 시그니처포장 + 페이퍼백
여기서 선물에 진심이라고 느낀 이유는? '시그니처 포장'을 무료로 제공합니다.
'카인더앤젠틀러 포장'이라고 검색하면 수두룩하게 나오는 사진들은 충분히 이 곳에서 구매할만한 강력한 이유를 제공합니다. 아래는 인스타그램에서 발견한 포장 사진. 'OPEN ME'라는 태그도 어디 유럽 소품샵에서 데려온 것 같죠? 쇼핑백, 패키지 등 포장된 결과물 자체로 '설렘'을 주는 곳이에요.
(3) 카드 옵션(단돈 500원)
500원만 추가하면, 카드가 같이 와요. 친구에게 줄 선물이라면, 같이 주문해서 받는 즉시 짧은 축하 편지를 써서 건네줄 수 있습니다. 이런 세밀한 기획은 특히 '선물'하기 좋은 편집숍들이라면 필수로 기획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카인더앤젠틀러가 조금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톤앤매너가 또렷하고, 빈티지스러운 느낌이 낭낭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인 취향으로 로파가 조금 과하다면, 여긴 이 카드조차 적당함에 빈티지가 묻어있습니다.
2. 담백하지만 다정한 글
제품 소개 및 상세페이지에 쓰여진 글이 짧아요. 하지만 재밌고 다정하죠.
정성스럽게 포장한 패키지를 보면 이 제품이 왜 좋은지 잔뜩 다정한 글이 쓰여있을 것 같은데, 생각보다 짧고 임팩트있는 워딩들이라 계속 보게 돼요.
쓰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