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같은 미소
수업을 시작하기 전 창밖을 바라보면 함박웃음 지으며 환한 얼굴로 인사해 주는 6살 꼬마가 있다. 그 아이의 미소는 예쁜 선물 같다. 아이의 웃음을 바라보는 순간에 기분이 정말 좋아진다. 하지만 그 아이와의 첫 만남은 반가운 미소와 함께한 순간은 아니었다.
처음 만난 그날, 엄마 손에 이끌려 학원에 들어온 아이는 학원에 다니기 싫다며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어린 나이의 아이였기에 불편함 없이 안으로 들어와야 수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것 같아 “네 마음이 편해지면 와도 돼”라고 말했다. 아이는 동그란 눈으로 쳐다보며 “그럼 마음이 편해지면 올게요”라고 대답했다. 그 답변이 귀여워서 잠시나마 어머니와 함께 웃었다. 작은 아이도 마음이 무엇인지 알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얼마 후, 아이는 미술학원에 다니겠다고 엄마 손을 잡고 다시 찾아왔다. 첫 번째 문턱을 넘어서 미술학원 책상에 앉은 아이는 미술을 낯설어하는 감이 있었다. 여섯 살 어린 나이의 아이에게 무언가를 그리고 만드는 것은 아직 벅찰 수 있다. 하지만 아이가 못하던 것들은 자라면서 충분히 할 수 있기에, 아이가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며 함께 수업을 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시간이 흐를수록 아이는 미술에 대한 재미와 즐거움을 찾아가는 듯 했다. 한 걸음 한걸음 아이의 마음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아이들은 미술을 통해 눈에 보이는 성장과 함께 눈에 보이지 않는 성장을 한다. 눈에 보이는 성장은 그날 수업의 결과물이나 향상된 실력이라면 눈에 보이지 않는 성장은 마음의 움직임이다. 낯선 미술학원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환하게 미소 짓는 아이의 모습 그리고 미술을 친근하고 애정있게 받아들이는 모습 등이 그 예다. 이런 보이지 않는 성장은 아이의 내면을 더 깊고 강하게 만든다. 어쩌면 보이지 않는 것들이 아이를 더 잘 성장시키는지도 모른다.
여섯 살 꼬마의 반갑고 예쁜 눈빛을 만날 때마다 눈에 보이는 것들에 집중하느라 보이지 않는 것들을 소홀히 하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한번 스스로를 되돌아본다.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아이의 좋아하는 마음, 사랑하는 마음도 한 아이의 성장임을 꼭 기억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