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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어시인 Jul 09. 2021

Hole 1

반짝거리는 오답이 인생을 빛내줄 거야

아이들이 학교와 어린이집에 간 후 나 혼자 거실에 요가 매트를 운동하고 나서 스트레칭을 할 때였다.


엎드려 바닥을 바라보는데, 무언가 반짝반짝거리는 기다란 띠가 보였다. 비닐 조각인 줄 알고 주우려 했으나, 다시 보니 투명 테이프가 부착된 것이었다.


그런데, 그냥 붙여진 것이 아니었다. 의도를 가지고 길이에 맞춰서 테이프가 있는데 그 밑에 조그마한 구멍이 3개가 보였다.



피식, 웃음이 나왔고 누가 했는지 알 것도 같았다.

아이들이 놀다가 실수로 매트에 구멍을 뽕뽕뽕 냈을 테고, 엄마한테 들키면 혼날 것 같아 후다닥 테이프로 구멍 난 것을 해결해보려 전전긍긍 애쓰는 모습이 떠올랐다.


기특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본인들 스스로 어떻게든 해결해보려는 태도를 보니 참 기뻤다.


'우리 아가들, 언제 이렇게 컸을까~'


아이들 입장에서는 매트에 구멍 난 것 때문에 엄마한테 혼날까 봐 혼나기 싫어서 그런 행동이었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나의 입장에서는 어떤 방법이든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여 므흣한 미소만 나왔다.


언젠가 나의 품을 떠나 성인이 된 아이들은 자신들의 삶을 스스로 책임지는 때가 오겠지.

힘든 마음과 위로받고 싶은 마음은 언제든 가족들과 함께 공유하여 소통하면 좋겠다.

 

하지만, 행동면에서는 스스로 판단할 줄 알고 상황을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인다면

나는 그대들과  함께 살아가는 기쁨이 더 커질 것이다. 그리고는 테이프로 덮인 그 구멍들을 떠올리겠지.


어차피 인생은 스스로 혼자 살아가는 것이고,

모든 순간의 행동은 나의 판단에 좌우되기에 독립적인 면모를 가진 상태로 살아가면 좋겠는 바람이 있다.

누군가와 마음을 공유하고 함께 상생하되,

누군가에게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기를...

 

비록 행동이 조금 어설프고 서투르더라도

스스로를 믿고 자신에게 맞는 가치관과 철학에 따라 살아가기를...


엄마에게 혼날까 봐 하는 행동보다는 이미 벌어진 상황에 대해 현명하고 지혜롭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보고 행동하기를 바란다.


엄마가 아이를 혼내기 위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 바른 행동 방법과 지켜야 하는 규칙을 알려주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언자 역할로서 하는 말임을 알아주면 좋겠다.



소하고 별거 아니지만, 그 작은 행동을 하나둘씩 모아서 그대들의 인생에 살아갈 때 도움이 되면 좋겠는 바람이다.


그래서 나는 저 구멍을 모른 체하고 혼내지도 않을 테고 아이들에게 말하지도 않을 것이다.


대신 볼 때마다 스스로 해결하려는 아이들의 모습을 떠올리고 마음속으로 응원할 것이다.

아이들의 빛나는 오답이 더 멋진 인생을 만들어 나가리라 믿는다.



'잘했어! 엄마의 도움을 빌리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려고 애썼구나! 대견하다 ^0^

  이런 태도가 너희의 인생에 정말 큰 도움이 될 거야~ 너희를 믿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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