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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어시인 Jul 02. 2021

그냥 들이대~!

글집 주소: 수어시인시 손가는대로 7번길 쓱쓱동 탁탁호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나대자에요~ 오늘도 나대자! ”     



 어느 예능 프로그램에서 방송인이 이렇게 본인을 다른 이름으로 소개하였다. 나대는 것은 부정적인 뜻을 함유하고 있어 캐릭터로 하면 이미지에 악영향이 생기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그는 유쾌하게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해낸다.  

    

‘오, 좀 멋지다. 당당한 저 모습 나도 가지고 싶어!’     


 그가 그만의 내비게이션을 가지고 새로운 길을 들이대듯, 나도 그렇게 길들이고, 들이대고 싶어졌다.     


 최근 나의 마음에 새롭게 길이 하나 들어왔다. 바로 글길.


 2021년 봄, 일주일에 한 번 만나 글을 쓰며 마음을 치유하는 수업을 통해 글길을 들이댈 기회를 만났다. 다른 글들을 보며 내가 잊고 있었던 어린 시절을 만나고 공감하며 마음이 가는 길을 조금씩 길들이고 있었다.     




      나의 손길이 쓰는 대로 1번길, 사각사각

      나의 눈길이 보는 대로 2번길, 반짝반짝

      나의 발길이 가는 대로 3번길, 뚜벅뚜벅     



나만의 길을 만들어서 이 글 저 글 쓰다가 이런 안내 메시지를 마주칠지도 모른다.     


‘경로를 이탈하였습니다. 새로운 경로를 재탐색합니다.’     


 내가 가야 하는 경로에 과연 정답이 있을까? 누가, 무엇이 나의 경로를 판단하고 재탐색해주는 것일까? 내가 이 길로 가는 것이 맞기는 하는 걸까? 열심히 가고 있는 그 길이 틀린 길이면 어쩌지? 수많은 질문을 하면서 맞는 길을 찾느라 헤매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가 고른 그림책 하나가 내 마음을 알아채기라도 한 듯 내게 조언을 건네주었다. 

    


“틀려도 괜찮아. 

 마음 놓고 틀리자.

 ‘너 틀렸어’라고 말해도 괜찮아.

 틀리는 게 왜 나빠. 틀린 걸 알게 되면 스스로 고치면 되지.”

                                    - 「 틀려도 괜찮아 」 중 -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으로 나온 내용이지만, 내게 큰 울림을 주었다. 나는 아이들에게 틀려도 괜찮다고, 연습하면 나아질 수 있다고 말하면서 정작 나 자신에게는 틀리면 안 된다고 스스로를 다그치고 있었다. 나에 대한 글을 쓰면서도 이렇게 써도 되는 건지 의문이 들고 자신이 없었다.    

  

“그냥 들이대~~~~ 틀리면 어때! 내 방식대로 길들이면 되지!”     


머릿 속 이성은 이 길이 맞나 틀리나 따지고 고민하며 시간을 허송세월 보내는 사이 심장 속 감성은 그냥 들이대라고, 가슴이 시키는 대로 따르라고 한다. 나의 온 몸에서 느끼는 대로 가는 길이 맞는 것이고, 그 경로가 곧 나의 인생을 완성해가는 것이라고 믿어보련다. 내가 갈 수 있는 길은 한 가지가 아니라 무한 갈래로 만들어지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들이대 보자! 틀리는 길도, 헤매는 길도 모두 나의 길이고 나의 삶이다.



      심장시 뛰는 대로 4번길, 벌렁 팔딱 두근

      피부시 느낀 대로 5번길, 뽀득 까칠 보들 

      다리시 걷는 대로 6번길, 또각 아장 살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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