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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타인 Head 1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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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인head Oct 14. 2024

존경은 받는 걸까? 얻는 걸까?

존경에 대한 한국식 표현과 영어식 표현의 차이

*이 글은 10월 2일에 처음 게재했던 글을 제가 연재 중인 브런치북에 다시 올린 것입니다**

존경을 표현하는 방식은 각 문화의 가치관과 사고방식을 반영한다. 한국어의 "존경을 받다"와 영어의 "earn respect"(존경을 얻다)는 각각의 문화가 존경을 어떻게 인식하고 형성하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두 표현은 단순히 언어적 차이일 뿐 아니라, 존경을 주고받는 방식에서 나타나는 문화적 차이를 나타낸다.

먼저, 한국어에서 "존경을 받다"라는 표현은 수동적인 의미를 가진다. 이는 내가 무언가를 해서 존경을 '얻는다'기보다는, 타인이 나에게 존경을 보내준다는 의미가 강하다. 여기에는 관계 중심적인 한국 문화의 특성이 드러난다. 한국 사회에서는 개인의 행동이 타인의 평가와 인정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으며, 존경은 상대방이 주는 것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즉, 나의 성과나 행동이 중요하지만, 그에 대한 평가와 존경은 궁극적으로 타인에게 달려 있다. 이런 관점에서 한국 사회는 조화를 중시하고, 개인의 성과보다는 공동체 내에서의 역할과 관계가 존경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반면, 영어의 "earn respect"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표현이다. 여기서 존경은 타인의 평가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자신의 행동과 성취를 통해 스스로 쟁취해야 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이는 서구 문화의 개인주의적 사고방식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 서구 사회에서는 개인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중요한 가치로 여겨지며, 존경은 개인의 능력, 성취, 도덕성 등을 바탕으로 '얻는' 것이다. 여기서 존경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노력과 행동을 통해 당당히 획득해야 하는 일종의 목표처럼 다루어진다. 이는 자기 주도성과 성취 중심의 서구 문화를 반영한 개념이다.

이처럼 두 표현은 존경이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한 문화적 차이를 명확히 보여준다. 한국에서는 타인의 평가와 인정이 중요한 반면, 서구에서는 개인의 행동과 성취가 존경을 결정짓는 주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러한 차이는 각 문화가 인간관계와 사회적 역할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그리고 존경을 얻기 위해 무엇을 중시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존경을 바라보는 문화적 차이는 존재하지만 이는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요소이며, 타인을 위해 혹은 내가 속해 있는 사회를 위해 헌신할 때 자연스레 발생하는 긍정적인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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