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를 선택할 때, 내가 이 일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인지, 그리고 내가 선택한 커리어를 키워나가기 적합한 환경과 문화를 갖춘 곳인지 고민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 두 가지와 별개로 철저히 나의 컨트롤 밖에 있는 조건이 있다. 바로 Timing(혹은, 타이밍, 시기, 때)이다. 마치, 케이크를 다 만들고 마지막에 꽂는 체리처럼, 사람과 환경이 잘 맞아떨어지는 것에 더해, 타이밍까지 적절히 맞아준다면, 그것이야말로 커리어 여정에서 가장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순간이 아닐까 싶다.
타이밍은 단순히 선택의 문제를 넘어, 그 선택이 성공으로 이어질 것인지 아니면 다음 시기를 다시 기다려야 할지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다. 삶에서 찾아오는 기회는 결국 그 적절한 순간을 알아보고 포착하는 능력에 좌우된다.
고대 로마 철학자 세네카는 이렇게 말했다.
"행운은 준비가 기회를 만날 때 일어나는 것이다."
여기서 세네카가 말한 "준비"는 내가 관심 있는 커리어에 적합한 사람이 되기 위한 모든 노력과 내게 맞는 환경을 찾아가는 과정을 포함한다. 그리고 "기회"는 결국 적절한 타이밍과 직결된다.
이 글을 쓰면서 가장 적합한 예로 머릿속에 떠오른 인물이 오프라 윈프리이다.
오프라 윈프리는 뉴스 앵커로 일하며 사람들과 소통하고 이야기를 끌어내는 능력을 끊임없이 연마했다. 그녀는 이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토크쇼 분야에 도전할 준비를 했다. 그리고 1984년, 지역 방송국의 토크쇼 진행자로 발탁되면서 그녀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그 순간 그녀는 자신만의 색깔로 대중과 소통하며 쇼를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이는 결국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 The Oprah Winfrey Show로 이어졌다.
또 다른 사례는 수영 선수 마이클 펠프스다. 펠프스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 8개를 획득하며 역사를 썼다. 그의 성과는 단순한 재능 덕분이 아니었다. 그는 매일 6시간 이상 물속에서 훈련하며 완벽한 기술과 체력을 다졌고, 경기 중 발생할 수 있는 변수에도 철저히 대비했다. 실제로 고글에 물이 차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그는 감각에 의존해 경기를 끝까지 치렀고 금메달을 따냈다. 이 모든 것은 철저한 준비가 기회와 만난 결과였다.
그렇다면, 대체 '나의 타이밍은 언제인가?'
'우리는 어떻게 "지금이 나의 타이밍"임을 알아차릴 수 있을까?'
이 질문에 정답을 알고 있는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나의 경우를 돌아보면 몇 가지 스스로 점검해 보는 요소들은 있다.
첫째는 직감이다. 때로는 논리적인 분석을 넘어, 내면에서 오는 강한 확신을 느낄 때가 있다. 물론, 이 강한 확신이 항상 맞지는 않지만,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본능적 직감을 무시할 수는 없다.
두 번째는 스스로 준비되었는지 점검해 보는 것이다. 내가 이 기회를 잡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는 단순히 기술과 지식의 문제를 넘어 감정적으로 결과를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묻는 것이다. 준비되지 않았다면 스스로를 보완하거나 기다리는 것도 전략이 될 수 있다.
세 번째는 외부 요인을 살펴보는 것이다. 경제 상황, 사회적 흐름, 산업 변화 등 외부 요인은 적절한 타이밍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예를 들어, 인터넷이 막 활성화되던 시기에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출시하거나, 정부의 친환경 정책이 집중되던 시점에 테슬라가 전기차 보급을 추진했던 것처럼, 환경과 흐름이 기회와 맞아떨어지는 시점을 인지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마지막은 어쩌면 질문들의 가장 가까운 답이 아닐까 싶은데, 기회를 만나기 위해 지금 행동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의 타이밍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기회를 묵묵히 기다리는 것도 한 방법이겠지만, 타이밍은 단순히 운에 맡기기보다는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 더 현명하다. 나의 경우도 2008-2009년 사이에 이민을 가서 영주권을 받고 직업을 구할 당시의 캐나다 경제는 국제 금융위기로 몇 년 동안 취업을 하기가 쉽지 않은 시기였다. 학교를 다니면서 공부를 하고 무료로 사람들을 상담해 주고 자문해 주는 일을 하면서 나의 때를 만들어가고 기다렸던 것 깉다.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 내가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신호를 감지하고 있는지에 집중하는 것이다. 우리가 이 과정에 충실하다면, 커리어의 삼박자가 만나는 순간이 분명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