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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인head Nov 10. 2024

커리아 삼박자: Person, Place, Timing

2. place

지난주에는 내가 선택한 커리어에 내가 맞는 사람인지, 혹은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알아보는 글을 썼다. 많은 사람들이 커리어를 선택할 때 자신의 성향이나 능력이 그 길에 적합한지 깊이 생각하는 만큼이나, 그 길을 끝까지 걸어갈 각오와 준비가 되어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는 것도 중요하다. 내 안의 열정과 인내가 이 커리어를 통해 충분히 발휘될 수 있을지, 또 나의 가치를 실현하며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지 돌아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번주는 커리어의 삼박자 중 ‘Place’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여기서 말하는 ‘Place’는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첫 번째는 물리적인 장소로서, 내가 커리어를 발전시키기에 적합한 환경인지를 보는 것이다. 내가 속한 조직이나 일하는 공간이 내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곳인지, 그리고 나의 성장을 지원할 자원과 기회를 제공하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어떤 곳은 풍부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며 개인의 성장을 돕지만, 또 다른 곳은 자원이 한정되어 있어 성장이 정체될 수도 있다. 두 번째 의미는 문화적 측면에서의 ‘Place’이다. 즉, 내가 일하는 곳의 가치관, 소통 방식, 조직 분위기가 나와 잘 맞는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커리어를 쌓아가는 과정에서 단순히 역할과 능력의 일치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조직 문화와의 궁합이다. 아무리 좋은 기회가 주어지더라도, 그곳의 문화가 나의 성향과 맞지 않는다면 성장보다는 스트레스를 느끼기 쉬울 것이다. 반대로, 나와 가치관이 비슷하고 서로 존중하는 문화 속에서는 힘든 일도 덜어지며 의미 있는 성취를 이루고 싶어지는 마음이 생긴다.


첫번째, 이 곳이 내가 성장하기에 적합한 곳(Place)인지 알아보는 방법이 몇가지가 있다.


조직의 비전과 가치를 살펴보는 것이다. 내가 속한 조직의 미션과 비전이 나의 커리어 목표와 일치하는지, 그리고 그 가치가 나에게 동기 부여가 되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내가 추구하는 가치와 조직의 가치가 일치할 때, 업무에 대한 열정과 성취감을 더욱 느낄 수 있다. 회사의 사이트를 통해 비전과 가치를 알 수 도 있고,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느낄 수도 있다.


성장과 발전의 기회가 제공되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다. 조직이 직원들에게 지속적인 교육과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지, 개인의 발전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직무 관련 교육 프로그램이나 멘토링 기회가 많은 조직은 직원들이 자신의 커리어를 발전시킬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한다.


직장 내 자율성의 정도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업무를 수행할 때 자율성을 부여받는지, 아니면 모든 결정을 위에서 내리는 방식인지도 나의 성장과 만족도에 영향을 미친다. 자율성과 책임감이 주어지는 환경에서 일할 때 우리는 더 큰 동기와 책임감을 가지게 된다.



두 번째로, 문화적 의미로써의 장소(Place)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예전에 Amazon 캐나다에서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인터뷰실에 들어가자 채용 매니저가 인터뷰에 앞서 미리 설명해주었다. 그 말은, 만약 인터뷰 도중에 ‘Amazonian’이라는 용어가 나와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지 질문하라는 것이었다. 그때는 가볍게 웃고 넘겼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어떤 회사나 조직에도 그곳만의 고유한 언어와 문화가 있다는 사실이 새삼 와닿았다.


또 비슷한 경험으로, 이전에 일하던 학교에서 한 직원이 나에게 “BTS 좀 보내줄 수 있냐”고 물었을 때가 있었다. 순간, 나는 K-pop 그룹 BTS의 사진을 요청하는 줄 알고, 왜 갑자기 그런 요청을 하는지 의아했다. 혹시나 해서 다시 물어보니, ‘BTS’는 ‘Behind the Scenes’의 약자로, 워크숍 준비 중에 사용할 배경 자료를 요청한 것이었다. 이런 경험을 통해 각 조직이나 팀 내에는 그들만의 소통 방식과 문화가 있다는 점을 실감했다. 이런 미묘한 차이들이 쌓여 결국 그 조직만의 특유의 문화를 형성하게 된다.


이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은, 어느 그룹이나 장소에는 그에 맞는 ‘언어’가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언어는 영어, 독일어와 같은 외국어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그 공간 안에서만 사용되는 소통의 방식이다. 조직의 소통 방식이 자유롭고 서로 협력하는 분위기인지, 혹은 위계적인 구조 속에서 지시와 보고 위주로 운영되는지에 따라 나의 업무 만족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또한, 동료와 상사가 피드백을 주고받는 문화가 있는지, 그리고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개방적인 분위기인지도 중요한 요소이다.


결국, 장소라는 것은 단지 물리적 공간을 넘어, 그 안에 존재하는 문화적 맥락과 소통의 방식을 의미하며, 내가 속한 공간에서 그 문화를 이해하고 적응하는 것이 중요한 성장의 열쇠가 된다고 생각한다. 커리어의 성공은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뿐만 아니라, '어디에서 그것을 할 것인가'도 중요한 요소가 된다.



**다음 편은 커리어의 삼박자 중, 3. Timing에 대한 내용을 연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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