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아침, 5분만에 뛰쳐나가다.

인지적긴장감

by 이종미

지방 강의를 앞두고 새벽 5시반에는 기상을 해야했다.

분명 나의 뇌는 안전하게 설정되어졌다고 생각한 채 잠이 들었다.

진동으로 해놓았다는 것을 잊은채 말이다.

그런데 무의식속에서 뒤척거리다 눈이 떠졌다.

이미 나가야 할 시간이었다. 여기까지 꿈이였으면 좋겠다.

평소같았으면 고성이며 자책이며 스스로를 옴싹달싹 못했을텐데,

분명 놀란기색도 한아름이였고 불안감 복잡한 기색 속에서도 최대한 빠르게 운전대를 잡았다.

평소 같으면 우왕좌왕하거나 내가 왜 그랬지! 하는 자책으로 시간을 허비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순간, 신기하게도 내 몸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앞만 보고 달렸다. 복잡한 생각이나 자책할 틈도 없었다. 지금 이 순간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하는 것이라는 하나의 목표에만 에너지를 쏟아부었다.


길 위에서 시간을 확인하면서도 불안했지만 누군가가 나를 이끄는 것 처럼 다행히 시간은 줄어갔다. 강의 시작에 무리없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도착한후 급히 긁어온 화장품으로 단장하고매음새를 만졌다. 지각 없이 도착했지만 그저 '다행이다'로 끝내기엔 이 아침이 남긴 울림이 너무 컸다.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 마주했을 때 발생하는 심리적인 에너지 소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일어난 순간이었다.

인지적 긴장감의 최고조가 아니였을까 싶다.


이 아찔한 아침이 보낸 신호들을 들여다본다.

왜 알람을 진동으로 했어! 같은 자책 대신 오직 어떻게 하면 이 상황을 해결할까?에만 몰입했다. 나 자신을 비난하지 않고 문제 해결에 집중하면 되는 것이다.

훨씬 더 강하고 유연한 코어를 가지고 있었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 닥쳐도 침착하게 대응하고 필요한 선택을 하는 내면의 힘 을 느낄 수 있었다. 마치 극한의 상황이 잠재력을 끌어낸 것처럼 말이다.


어쩌면 그냥 '운이 좋았어'라고 넘길 수도 있었던 하루지만 이 경험을 통해 나를 다시금 바라보고 느낄 수 있었다.

오늘 아침의 격렬했던 헤프닝이 발견으로 이어진다.

예측 불가능한 삶 속에서도 나를 믿고 나아갈 수 있는 단단한 힘을 발견했다. 이 제 방구석으로 돌아왔다. 노곤함마저도 감사함으로 바뀌는 이 순간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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