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모음.

by 승민

나의 30번째 생일. 그 당시 왕성하게 활동 중인 기타 동아리에서 일주일간의 준비기간을 통해 깜짝 파티를 해주었고 난 어느 정도 눈치채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마음에 큰 감동을 받았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생일 축하를 받아보았던 때가 언제였던지. 모두의 축하를 받으며 웃고 즐겼던 그 시각. 일 년에 한 번 자동적으로 진행되는 조각모음은 시작되었다. 핸드폰 주소록에 잠재되어있던 지인들로부터의 조각모음. 그간 연락하기 애매한 상황에 놓였던 사람들도, 평소 바쁜 탓에 연락할 타이밍을 놓친 사람들도, 매번 보자고 해놓고 못 보았던 사람들도 모두가 작은 조각들이 되어 나의 생일을 기점으로 모여들기 시작한다. 그들의 코드명은 이러하다.


‘너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해.’


코드명을 대고 그들은 작은 조각들이 되어 핸드폰의 어느 공간으로 뭉쳐져 간다. 그리고 그 조각 모음의 진행은 생일 당일을 기점으로 80%를 채우고 생일이 지나 대게 3~4일이 지난 후에는 완료되곤 한다. 그리고 돌아본다. 그간의 나의 인간관계에 대해서.


일 년에 한 번 있는 이 조각모음은 그간 내가 사람들에게 대했던 모든 면들을 대변해 준다.


올해를 본다면 거의 작년과 비교했을 때 큰 변화는 없지만 이번 조각모음에서 보이지 않는 분들을 떠올려 볼 때면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그만큼 내가 그분들에게 소홀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그 어떤 핑계를 대보아도 핑계는 핑계일 뿐이리라.


그렇게 잊혀가나 싶던 어느 날 상대방에게서 문득 한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그동안 잘 지냈어?'


그 순간 세상의 모든 죄는 다 내 탓이란 죄책감이 밀려들어 고개 숙이며 어렵사리 전화를 받는다.

먼저 손 내미는 것이 그렇게도 어렵단 말인가. 오히려 내가 먼저 전화를 걸었다면 이러한 미안한 감정보단 그간 소홀했던 상대방의 목소리를 들으며 정겹고 따뜻한 마음이었을 텐데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한 내가 참으로 어리석다는 생각이 든다.


이 글을 쓰며 행동이 따르지 못하고 마음만 먹었던 나의 일들을 반성해 본다. 그리고 다짐한다. 나의 소홀함으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지 않기를. 한 철의 사랑과 우정이 아닌 시간이 지날수록 짙어지는 인연을 건사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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