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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소미소 Aug 26. 2021

온도의 차이

높아도 낮아도 불편한 온도

나의 직업은 대학교 기숙사 사감입니다.

오십 대 후반에 새로 시작한 일이기도 합니다.


일주일 여름휴가를 지나고 오니 기다리는 과제가 많습니다. 함께 근무하시는 선생님께서 해결하셨지만 휴일 사이 또 생긴 일이지요.

출근하자 마자 4층 어느 방 에어컨 온도가 올라가지 않는다고 어젯밤 학생이 너무 추워서 잘 수가 없었다는 민원이 들어왔습니다. 마스타 키를 들고 올라가 방문을 열어보니 극명한 온도의 차이, 정말 시원하다 못해 5분도 안 있었는데 춥습니다. 전원 버튼을 눌러보고, 온도를 오르내려 봐도 버튼이 전혀 말을 듣지 않습니다. 전기를 담당하는 선생님께 전화를 걸었는데 그 선생님도 보셔야 아신다며 지금 외부에 있어서 안된다고 하십니다.

설명서가 간단하게 되어있으나 전혀 상관없는 설명 같았고 찬찬히 보니 예약 설정이 되어있네요. 예약 취소 버튼을 눌러봐도 전혀 먹통, 이 버튼 저 버튼 그럴듯한 버튼을 누르다 보니 그제야 예약이 풀리고 정상으로 작동되기 시작했습니다.


사감실로 내려오는데 바깥 날씨로 벌써 땀이 흥건합니다. 5분 전만 해도 추워서 살에 오돌오돌 닭살이 올라오더니 이렇게 순식간에 바뀔 수가 있을까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더운 여름이라도 실내 도가 낮아지면 춥구나,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도 실내 온도가 높아지면 덥겠구나.


최근 들어 갱년기 핑계를 대지만 들쑥날쑥한 마음 때문에 힘들었었는데

내 마음의 온도가 너무 낮았다는 걸 알았습니다.

아니 높았다가 낮았다가 수시로 고장 난 온도 때문에 많이 힘들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늘 마음의 온도는 일정해야 하는데

우리 사는 인생은 그러지를 못하지요.

내 안에 있는 내 심장 하나도 제대로 제어 못하는 게 지구 상에서 가장 위대하다는 인간입니다.


어떻게 하면 내 심장을 조금이라도 더 컨트롤할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바로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아침, 점심, 저녁 밥먹기 전 감사하다는 말을 입 밖으로 뱉어냅니다.

내 가슴이, 내 머리가 감사에 익숙해지도록 말입니다.


그러면 마음의 온도를 좀 더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요?


처음 쓰는 글이라 두서가 없습니다. 이 또한 조금씩 적응하고 자랄 거라 생각합니다.


점심시간입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맛있게 먹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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