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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소미소 Oct 22. 2021

근황을 묻다


근황을 묻다


                    


코로나가 길을 막아 감감했던 여섯 달


기억을 지워가는 요양병원 유리창 안 


저승꽃 활짝 피우신 당신을 뵙습니다



손끝조차 못 만지는 야속한 시간 앞에


엄마, 불러 봐도 분절되는 목소리


허공을 타는 눈빛이 물음표만 찍습니다



** 시작노트

신종코로나19로 우리는 그리운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 못하고 산지 오래다. 사람이 그립다 는 말이 어떤 것인지 우리는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요즘 절실하게 느끼며 산다. 97세의 엄마는 시설에 계신다. 면회가 안되는 날이 오래 지났다. 어느 날 엄마를 만나러 갔는데 서 로 맑은 유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바라만 볼 뿐이었다. 나는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고, 미안 하다는 말과 괜찮냐고 허공에 대고 물었다. 이 상황이 당연히 이해되지 않는 엄마는 ‘왜 들 어오지 않느냐고’ 옆에 계신 요양보호사 선생님에게 도움을 청한다. 그 얄팍한 유리를 하나 두고 우리는 너무 아득한 세상에 있다. 손도 잡을 수 없고 맨살도 만질 수 없는 현실 나는 허공에 대고 엄마의 안부를 물었고, 엄마는 왜냐고? 왜 그러느냐고? 허공에 대고 묻기 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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