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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소미소 Oct 22. 2021

점심시간


점심시간 




비 오는 편의점 창가 혼자 먹는 컵라면

 창밖에 주룩주룩 면발 같은 비 내리고

후루룩, 뜨거운 눈물 대충 씹어 삼킨다



빗방울 창문밖에 대롱대롱 매달리듯

무심한 기다림으로 오늘 하루가 간다

사랑이 다 식은 거야 성에 끼는 둥근 안경



혼자 산고 치르며 태연히 몸 풀었지

사랑의 진정성은 무엇일까 곱씹는 건

허투루 마음 끓이던 내가 내게 묻는 말



뜨거운 면 후후 불며 서린 눈가 닦고서

사람 사이 사는 법 한 번 더 새긴다면

사랑도 먹을 수 있을까

점点 하나 마음心에 찍고




** 시작노트

누구나 상처받는 순간이 있다. 스스로 옹졸해지는 시간이 있다. 속상한 마음을 어떻게 하 지 못해 혼자 끙끙 앓을 때가 있다. 그날이 그랬고 마침 그날 비가 왔다. 편의점에서 컵라 면으로 점심을 먹는데 뜨거운 물 하나에 컵라면은 제 스스로 몸을 풀었다. 뜨거운 물 안에 서 아이를 낳는 고통보다 더한 고통을 지나 스스로 부드럽게 몸을 푸는 것이었다. 안경가득 성에가 끼니 맘 놓고 눈물을 흘린다. 그러면서도 제 스스로 몸 푸는 라면을 보며 생각한다. 나도 풀어보자고. 사랑으로 뭐든 다 먹어보자고. 마음에 꼭 새기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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