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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소미소 Oct 22. 2021

필사하다




필사하다 


허공에 나비 한 마리 그리고 있는 문장 찬찬히 따라 읽다 번득이는 한 소절 날갯짓 몇 번을 할까


가늠해 보는 시 한 수



쉼표 하나 찍어놓고 바위에 사뿐 앉아 뭉툭해진 붓 끝을 다시 다듬는 사이 눈길이 따라다니던


시어 몇 줄 옮긴다



나는 아직 망망한데 나비는 감감소식 꽃잠에 빠졌는지 일어날 기미 없다 어쩌나,


불의 혀 같은 종장 아직 남았는데



** 시작 노트

정말 시가 간절하게 쓰고 싶었던 날이었다. 산책을 하는데 나폴거리는 나비를 본다. 나비 의 날개를 따라가다 보니 마치 나비가 허공에 시를 쓰고 있는 것 같았다. 어떤 시를 쓸까? 찰나도 놓치지 않고 따라가던 눈길, 나비는 한 시간 째 돌 위에 앉아 꿈쩍을 하지 않고 있 다. 나는 이제 겨우 몇 줄 얻은 시조를 써야하는데..그리고 시조는 종장이 휘날레라는데.... 천연스럽게 오랜 잠에 들어있는 나비를 보면서 애가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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