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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술사 Sep 30. 2016

[M.M.C] 29편/능숙한 솜씨/피에르 르메트르

Madam Mystery Cabinet No.29

 

  형사 베르호벤 시리즈 제 1탄

    피에르 르메트르 장편소설

                      서준환 옮김

T r a v a l  s o i g n é

 능숙한 솜씨           

  


  두 편의 피바다.

  [능숙한 솜씨]와 [아수라]

  평생 흘릴 피를 어제 오늘 다 흘린 것 같았다. 이렇게 많이 쏟고도 살아 있는가? 하고 내 몸을 살폈다.      

  다음은 소설 [능숙한 솜씨]

  

  145Cm의 단신. 파리 경시청 강력계 형사 반장 카미유 베르호벤.

  그 앞에 등장한 잔혹한 살인 현장.

  3~4페이지에 걸친 묘사는 속을 뒤집어 놓고도 남았다. 그 뒤로 책을 덮은 뒤에도 피 냄새가 가시질 않았다.

  

  카미유 반장은 자신의 팀원과 함께 사건 조사에 착수한다.

  증거도 없고 용의자도 없다. 실마리가 없으니 수사는 풀리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현장요원들의 미숙함으로 언론에 노출되었다.

  이중 삼중의 압박감에 시달리던 카미유. 무의식조차 사건에 매달리던 카미유.

  어느 날 카미유의 무의식과 기억이 사건 해결에 실마리를 가져온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미스터리 장르의 충실한 독자라면 사건 현장을 묘사한 장면에서 눈치를 챘을 것이다.

  그렇지 않은 독자라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카미유 반장을 따라 가면 곧 알게 된다. 대신 무릎을 칠지 모른다. 나는 내 독서의 일천함에 혀를 찼고 인간의 악이 꼭 앞으로만 나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에 바닥을 쳤다.      

  

  이 작품의 탁월함은 현실을 베낀 소설과 소설을 베낀 현실의 순환성을 포착한 것이다.

 


  이 둘은 서로의 원인이자 결과로 작용하며 나아간다.

  나선형 계단을 끝없이 오르는 것처럼 꼬리가 머리를 물며 나아간다.

  표지에서 밝혔듯 ‘형사 베르호벤 시리즈의 1탄’ 이었기 때문에 나는 섣부른 판단은 접었다.

  단지 현실과 소설, 소설과 현실이 베어 문 서로의 꼬리 혹은 머리에 일말의 틈이 생기길.
  그 틈에는 심장이, 따뜻한 온기가 흐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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