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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술사 Dec 23. 2016

[달쓰반]49편/ 크리스마스의 그림책

크리스마스를 소재로 한 그림책 리뷰, 그림책 관련 사이트 소개


가끔은 달콤하고, 때로는 쓰디쓴, 장르 불문, 반전 있는 금요일의 리뷰 No.49


이틀 뒤면 크리스마스다.

나는 초등학교 2학년 때까지 산타 할아버지의 존재를 믿었다.

문제는 같은 동네에 사는 유치원/초등학교 선배가 산타를 믿지 않았다는 것이다.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이브,

당시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선배는

이 세상에 산타는 절대 없다고 말했고,


나는  이 세상에 산타 할아버지가 없다고

 그렇게 말하지 말라고

내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사실, 그때의 나는 밤에 손톱을 깎으면 쥐가 와서 그걸 먹고

나랑 똑같은 모습으로 위장한다는, TV로 방영된 전래 동화의 내용도 그대로 믿고 있었다)



산타로 인한 우리들의 말싸움을 지켜보던 엄마와 선배의 엄마는

그저 웃기만 하셨다.

나와 선배는 동조를 각각 구했지만,

"네 말도 맞고, 네 말도 옳아."

라며 엄마들은 누구의 편도 들어주지 않았다.


나는 선배 앞에서는 산타가 있다고 계속 주장했지만

크리스마스 아침에 깨달았다.

산타할아버지의 필체와

우리 엄마의 필체가 똑같다는 사실을.

그 뒤로 나는 산타 할아버지가 계신다고 더이상 주장하지 않게 되었다는

뭐 그런. 본격 동심 파괴 스토리를 쓰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머니는 내가 자연스럽게 깨달을 때까지,

(선배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긴 했지만)

산타 할아버지가 있다는 것을 믿게 해주려고 많은 노력을 하셨던 것 같다.


내가 평소에 갖고 싶었던 선물이

크리스마스 아침에 머리맡에 놓여있을 때의 그 행복한 기분이란!

산타 할아버지의 정체를 알게 된 이후,

더 이상 내 머리맡에는 크리스마스 선물이 놓이지 않았다.

크리스마스에 받았던 여러가지 선물 중에서

지금도 기억에 남는 건 <작은 아씨들>이란 동화책이다.

<작은아씨들>은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둔 겨울의 어느날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작은 아씨들>이 어린이 독자만을 위해 쓰여진 책이 아니란 것은

성인이 되서야 알았지만, 내게 <작은아씨들>은 그 시절 최고의 동화책이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작가인 루이자 올콧의 모습이 반영되어 있다는

'조'라는 캐릭터가 가장 인상적이었지만,

그때는 착하고, 말이 없고, 여린 셋째 베스가 제일 좋았다.

조랑 싸우고 홧김에 조의 원고지를 불태워버린 에이미는 어릴적엔 정말 싫어했던 캐릭터다.



유난히, <작은 아씨들>은 문장보다는 책의 삽화들이

더 기억에 남는 책이었다.

네 자매가 어머니와 함께 난롯가에 빙 둘러앉은 모습을 그린

<작은 아씨들>의 삽화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도서관이나 서점에 있는 그림책들을 보면,

<작은아씨들>을 닳고 닳도록 읽던 그때가 떠오른다.


그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며

오랜만에 동심으로 돌아가, 크리스마스를 소재로 한 그림책 몇권을 읽었다.



1. 꼬마 곰 밍의 크리스마스

(아이하라 히로유키 글/아다치 나미 그림/이정아 역 | 출판사 상)

                                                                                                                                                                                                    




곰은 크리스마스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캐릭터다.

(영국의 유명 동화 시리즈 <패딩턴>은 1956년 작가 마이클 본드가

아내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로 곰인형을 산 후, 집 근처였던 패딩턴역의

이름을 붙이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영국에 패딩턴이 있다면, 일본에는 밍이 있다.

                                                                

                                                          이미지 출처 : https://www.amazon.com/





꼬마 곰 밍은 두 명의 오빠와 함께 살고 있다.

큰 오빠 포타는 무엇이든 들어올리는 천하장사이고,

작은 오빠 호타는 무엇이든 다 아는 만물박사이다.

밍과 두 오빠는 빨간 지붕의 집에서 살고 있는데,

기다리고 기다리던 크리스마스를 맞아 따뜻한 물을 데우고,

아침 일찍 목욕을 한다. 이윽고 즐거운  크리스마스 파티가 시작되지만,

밍에게는 한 가지 걱정거리가 있다.

산타 할아버지는 밍의 소원을 과연 들어주실까?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캐릭터들이 인상적인 그림책이다.

이미지 출처 : 산그림   http://www.picturebook-illust.com/san_kr/search_book.asp




2. 엘로이즈의 크리스마스 소동

케이 톰슨 글/힐러리 나이트 그림/박미경,김동미 공역 | 예꿈

상단 이미지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홈페이지 http://www.kyobobook.co.kr/

하단 이미지 출처: 산그림 http://www.picturebook-illust.com/san_kr/search_book.asp

이미지 출처 : https://www.amazon.com/



엘로이즈는 뉴욕의 플라자 호텔에 살고 있는  7살 꼬마 숙녀다.

말괄량이 뉴요커 엘로이즈는 한시도 가만있지 못하고 플라자 호텔을 돌아다니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돋워 준다.

크리스마스 아침, 플라자 호텔 식구들은 꼭대기층에 있는 엘로이즈의 방으로

모여들었다. 엘로이즈는 대체 무슨 일을 벌인 걸까?

플라자 호텔을 휘젓고 다니는 엘로이즈의 동선이 아기자기한 그림으로 잘 표현되었다.


                                                                                                                                                                        3. 아주 특별한 크리스마스 선물

헬렌 워드 글/웨인 앤더슨 그림/안지은 옮김 | 삐아제어린이 |





이미지출처: 산그림

http://www.picturebook-illust.com/san_kr/search_book.asp                                                                                                                                                                                                                                              


소녀가 사려던 크리스마스 선물은 그 어느 가게에도 없었다. 여기저기 헤매다가

 '12월 골목 25번지'에 있는 장난감 가게를 발견한 소녀. 기쁜 마음으로 문을 열고 들어간다.

하지만 먼저 온 손님은 가게의 선반에 있는 장난감을 모두 사버린다.

시무룩하게 장난감 가게를 나서는 소녀, 그때 하늘에서 눈이 내리고

소녀가 그토록 바라던 선물이 뚝 하고 덜어진다.

회색 코트를 입고, 큰 자루를 들고 있던 먼저 온 손님의 정체는 누구일까?

묵직한 파스텔 톤의 그림 속에서 밝게 웃고 있는 소녀의

얼굴이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머금게 한다.



ps. 추천! 그림책 관련 홈페이지


1. 그림책 박물관

http://picturebook-museum.com/user/index.asp

2. 가온빛

http://gaonbit.kr/

3. 픽처북 메이커스

http://blog.picturebookmak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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