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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술사 Jan 27. 2017

[M.M.P] 7편/ 더킹

얕은 현실 위에 선, 남자들의 판타지  2.

Madam Movie Poster No7.      

더킹     

얕은 현실 위에 선, 남자들의 판타지 2.     

2017 1월 개봉/ 감독 한재림            

  

  남배우들의 열전.

  포스터는 앞뒷면 가득 남자 배우들의 진한 표정으로 채워졌다.

  각각 감독은 물론 두 명의 주연 배우와 인상적인 조연 배우까지 남자들로 가득하다.

  ‘대한민국의 왕은 누구인가’라는 도발적인 메인 카피를 던진 [더킹]은 물론, ‘하나의 팀, 두 개의 특명’ 그리고 ‘남북 최초 비공식 합동수사’라는 부제를 단 [공조] 역시 틈을 주지 않는다. 확실히 선을 분명하게 그은 남자들만의 판타지가 시작되는 부분이다.      


  두 번째 영화 [더킹]이다.

 신군부의 전두환, 노태우를 거쳐 문민정부의 김영삼, 최초의 정권교체를 이뤄낸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의 당선과 탄핵 그리고 자살까지. 한국 현대사를 빠르고 정신없이 잡아낸다. 그 속에 이 영화의 첫 번째 미덕이 담겨있다. 속도감 있게 지나가는 장면은 언뜻 특정한 시각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의결이 국회를 통과하던 장면. 대부분의 관객은 보았다. 누구보다 환하게 웃고 있던 박근혜 현 대통령의 얼굴을.   

 


  [더킹]의 판타지를 시작해보자.

  극 중 박태수(조인성)는 전라남도 목포 출신이다. 아버지는 건달에 사기꾼이었고 엄마는 집을 나갔다. 태수 역시 주먹질이나 하며 학교에 다녔다. 어느 날 건달 아버지가 속수무책으로 맞고 있는 장면을 목격한다. 그리고 나오는 태수의 내레이션. 맞고 있는 아버지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었다. 아버지가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있는 상황을 발견하고는 깨달음을 얻는 것이었다. 첫 번째 발견. 사회의 권력이란 무엇인가?

  그 후, 태수의 눈에 비친 교실. 현재는 주먹 센 놈이 우위일지 몰라도 미래는 달랐다. 도수 높은 안경에 빈약한 체격으로 공부하고 있는 범생이들. 그들이 졸업 후 법대에 진학하고, 사법고시를 패스하면? 권력의 서열은 완전히 뒤집히는 것이다.   

 

 태수의 예상대로였다.

  태수는 서울대 법대에 진학했고(판타지다. 어떻게?라고 묻는 순간 판타지를 다큐로 보는 것이 된다.) 사법고시를 단 번에 패스했다. 그리고 이 영화의 두 번째 미덕이 등장한다. 사법고시 3차 시험인 면접 장면. 태수는 자신의 고향이 ‘서울’이라고 말한다. 당시의 현실을 제대로 풍자했다.

  그 뒤로 판타지답게 아름답고 집안에 돈도 많으며 번듯한 직업까지(텔레비전 아나운서) 지닌 여성과 결혼한다. 그렇긴 하지만 태수가 사시에 합격한 시대는 그런 일이 많았다. 개천에서 나온 용이 승천하기 위해 다는 날개. 처가 집안의 재력. 그런 일이 심심찮게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자신이 대한민국의 역사라고 주장하는 권력 실세 극 중 한강식(정우성)을 만난다. 그를 통해 권력의 맛을 단단히 본 태수. 두려울 게 없어 보인다.


 그 과정에서 세 번째 미덕. 대선이 있을 때마다 새로운 권력에 빌붙기 위해 당선자를 미리 점쳐 보는 장면. 용한 점쟁이를 찾아가 빌고 또 비는 한강식과 그 일당들. 웃기면서도 서글픈 순간이었다. 극 중에서 두 번의 대선이 있었다. 16대 대선. 한강식과 일당은 당선자를 점치러 가지 않았다. 대신 노무현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한 굿판을 벌였다. 이 웃기고도 황당하며 살풍경한 모습에 나는 웃다가도 눈물이 났다.


  그토록 막고 싶었던 후보의 당선. 한강식과 태수에게 위기가 닥친다. 영화의 흐름 상 강식의 배신과 태수의 좌절. 그리고 다시 일어선 태수. 야당의 총선 후보가 되어 등장한 태수. 판타지답게 한강식의 뒤통수를 시원하게 치며 시작된 선거 운동.

 

 그리고 이 영화의 마지막 미덕인 엔딩. 총선 당일 날. 가족과 당원, 지지자들과 함께 개표 방송을 보고 있는 태수. 당선 여부를 관객인 국민들에게 넘기는 재치.

  대한민국의 왕은 바로 국민이라던 당연하지만 공허한 멘트까지 판타지라서 시원했고 다행이었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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