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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술사 Jun 06. 2017

[오늘의 휴가 ]23편/ 동양의 파리, 베트남 호치민

전쟁의 상흔을 간직한 구찌터널

"오늘" 생각난 장소에 대한 비정기적 매거진 No.23

베트남 최대의 도시이자 경제 수도인 호치민에는 흔히 '동양의 파리'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00의 명동 만큼이나, 동양의 '파리'라는 수식어도 여기저기에 많이 붙는 수식어이긴 한다. 

상하이는 물론 하얼빈도 한때 동양의 '파리'로 불렸다. 

하지만 프랑스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는 호치민 만큼 동양의 '파리'라는

말을 붙이기에 적절한 곳도 없을 것이다. 


사실, 베트남의 호치민 또한 기억 속에서 까맣게 잊고 있었던 도시였는데 

최근 항공권 검색을 하다가 베트남의 저가 항공사인 비엣젯 항공이 

인천-호치민을 주7회 운항한다는 정보에 그때의 여행이 생각났다.  

내가 여행 했을 당시에는 인천-호치민 노선을 운항하는 항공사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


호치민 여행은 프랑스의 파리 여행을 가기 전 떠났는데 

호치민 공항에 내렸을 때 도대체 왜 이곳이 '동양의 파리'라고 불릴까, 

어리둥절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호치민 시내를  둘러보면서 곧  의문이 풀렸다.


호치민의 대표적인 건축물인  '노트르담 대성당’, ‘중앙우체국’ 등은 

프랑스의 건축 양식이 스며있다.                                    

이 건물들은 19세기 말부터 80여년 동안 이어진 프랑스 식민지배 시절에 지어졌다.

특히 호치민의 노트르담 성당은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을 모방해서 만들어졌다.

프랑스에서 공수한 붉은 벽돌을 활용해 네오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졌으며

성당 정면에는 성모 마리아상이 보인다.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성당과 얼마나 비슷한지 

파리 여행 당시 찍은 사진과 비교해보겠다.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성당

                                                                                          베트남 호치민의 노트르담 성당



나는 건축물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긴 하지만 파리에서 찍은 노트르담 대성당 사진과

호치민에서 찍은 노트르담 성당을 비교해보니 확실히 외관이 비슷해보이긴 한다.

(사실 파리의 노트르담 성당은 경희대 평화의 전당과 

외관이 더 비슷해보이긴 하지만, 

어쨌거나 호치민과 파리의 성당은 '노트르담'이라는 이름도 같으니까.

노트르담은 성모 마리아를 위한 성당이란 뜻이라고 한다)


호치민의 중앙 우체국 역시 프랑스 식민지 시대에 지어진 건물로 에펠이 설계했다.

그렇다. 에펠탑을 설계한 그, 구스타프 에펠이 설계한 중앙우체국은 콜로니얼 양식으로 

지어졌다고 한다.



                                                     호치민의 중앙 우체국 



콜로니얼 양식이란 본국의 양식을 반영하되 독자적인

현지 스타일을 유지하는 양식을 뜻한다. 더 쉽게 말하면 식민지 양식쯤 되겠는데

이런 용어의 뜻을 들으면 발걸음이 무거워진다. 

그러나 식민지 시대라는 아픈 과거 또한 망각하지 말고 기억해야할 과거이다.

그런 의미에서 택한 다음 장소는 전쟁의 상흔을 간직한 구찌터널이다. 



구찌터널은 1948~1954년 인도차이나 전댕 당시 프랑스인에 대항하기 위해

처음 만들어진 지하터널이다. 이후 베트남 전쟁 발발하자 미군을 방어하기 위한 요새로 활용되었다.

체험을 위해  나도 땅굴 속으로 내려가보았는데 과장 좀 보태서 이런 곳이 바로 지옥인가 했다.

처음엔 오리걸음으로 좀 걸어다니다가 나중엔 기어가야 했는데, 

온몸에 흐르는 땀에, 허리를 펼 수 없는 것은 고사하고 

막막한 어둠 속에서 갑자기 숨이 탁 막혀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어찌 어찌 하여 겨우 땅굴을 빠져나오긴 했는데

전쟁 당시에는 이런 곳에서 지내는 것이 일상이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니

그제서야 '전쟁'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를 실감할 수 있었다.

구찌터널은 호치민에서 약 40KM 떨어져있는데 개별 이동이 힘드므로, 

일일 투어를 신청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구찌터널에서 호치민으로 돌아오는 버스의 창문 밖을 보니, 오토바이 행렬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호치민의 야경 


호치민에서 인천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시간이 늦은 저녁이었으므로, 

공항에 가기 전에  당시 호치민에서 가장 높다는 33층 사이공 무역센터에 들려

야경을 바라보며 일행과 함께 칵테일과 코코넛 쉐이크를 마셨다.

지금 호치민의 스카이라인은 급변하여 사이공 무역센터는 최고층 건물의 지위를

잃었다고 한다. 


요즘은 방송에 호치민에 관한 정보도 많이 나오고, 

달랏, 무이네, 판티엣 등 인근 지역으로의 연계 여행도 가능하니 

여름 휴가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면  

이곳도 후보지로 한번쯤 고려해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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