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오사키 코즈에
오오사키 코즈에/ 최우영 옮김
‘다섯 개의 미스터리’로 구성된 단편집 [분실물이 도착했습니다]에는 표제와 같은 제목의 단편은 없다. 하지만 책장을 덮고 나면 알게 된다. 분실물은 확실히 도착했다.
오래전, 결코 잊을 수 없는 기억 혹은 사건이 우연한 계기로 현재의 나에게 도착한 것이다.
그 분실물은 단순히 추억을 상기시키는 매개물이 아니다.
미완성의 형태로 남아 있다 시간이라는 유능한 조력자를 만나 지금에 와서야 완성되는 것이다.
불완전한 퍼즐의 마지막 조각이 맞춰진다.
시간을 넘어 당시 사건의 당사자들을 이해하게 된다.
다 지난 일이다. 이제 와서 무슨 소용이 있겠냐고 묻는 당신이라면 그렇다.
오래전에 잃어버린 분실물이다.
너무 오래돼서 지금은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작가는 그 빛바랜 분실물을 우리들 앞에 배달했다.
그 순간 가슴 한편이 채워진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잃어버린 퍼즐 조각 몇 개쯤은 가지고 있나 보다.
첫 번째 미스터리 [사라의 열매]는 반전이 가장 돋보이는 작품이다. 미스터리의 형식으로 빚어낸 판타지였다.
두 번째 [너를 위한 응원가]는 비교적 분실물이 도착한 시간이 길지 않다. 청소년기의 패기 혹은 열정 또는 무모함이 청량했다.
세 번째 [거미줄]은 1시간의 착각이 만들어낸 연쇄반응이 결국엔 한 사람의 인생에 커다란 전환점이 된다.
네 번째 [이웃]은 긴 시간을 돌아 사람의 깊은 이면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마지막 작품인 [들장미 정원으로]는 작품 속 화자와 함께 노부인의 과거 회고를 인터뷰하며 다음 미팅을 기다리게 만든다.
연일 폭염과 열대야에 시달리고 있는 한여름, 짧고 잔잔하지만 어느새 더위를 잊게 하는 작품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