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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술사 Nov 16. 2020

[SF를 찾아서] 12편 / 지구에서 한아뿐

sSF 로맨스/ 정세랑 장편소설 /  난다/  2019년 출간

그때그때 생각나면 찾아오는 비정기적 SF 장르 리뷰 No.12

※ 주의 : 이 리뷰에는 소설 <지구에서 한아뿐>의 주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91188862290&orderClick=LAG&Kc=#N



이 소설에서처럼

만약 지구인 경민이

다시 내게로 돌아온다면,

그리고 외계인 경민이

돌아온 지구인 경민 때문에 

잠시 나를 떠나기로 결정했다면,

나는 어떻게 행동했을까?


외계인한테 우주자용이용권을 얻는 대가로, 

자신의 외모를 주고

망설임없이 우주로 날아가버린 

전 남자친구,  지구인 경민(줄여서 X)과

나 하나를 만나려고

2만 광년을 날아온

현재 남자친구 외계인 경민.


외모는 같지만

한아를 대하는 태도는 너무나 다른 두 사람.


X와는 한아는 오래된 연인이었는데

관계에 대한 책임감이라고는 없는

X의 태도가 너무 짜증나서

영원히 우주에서 떠돌고

한아 앞에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으면 했다.

그런 모습으로 돌아올 줄이야.

나쁜 새끼. 이마에 뽀뽀를 하고는 우주 끝까지 달려가버린 싸가지 없는 새끼


P. 108 中



X를 싫어했던 

 유리의 편이 저절로 되는 기분이랄까.


그렇다고는 해도,

갑자기 서울 한복판에서 

입에서 녹색 광선을 내뿜는 외계인 경민에게

온전히 마음을 주기도

나로서는 어려웠을 것 같다.


아무리 외양은 같다고 해도,

 나하고는 구성요소 자체가

완전히 다른 종족인데.


역시 사랑이란 쉬운 문제가 아니다.

거기다 범우주적인 사랑이라면 더더욱.



P. 216

그러니까 결국 한아에겐 지금, 여기, 이 입술밖에 없었다. 

멀리 날아온 입술. 

한아를 중심으로 공전하는 입술. 떠났다가도 돌아오는 입술. 

오로지 한 사람을 위해 조각된 입술. 그 감정적인 입술이 가짜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 


나한테는

외계인 경민이 마지막에 한아 앞에서 하는 말이 

호러 장르에서나 

할 법한 말로 여겨졌지만.


(만약 내가 연인에게 그런 말을 듣는다면

편히 눈을 감지 못할 것이다.)


그의 진심만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기에

(그는 정말 지구에서도,

우주에서도 한아뿐이었다.)


소설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 

위 문장이 떠올랐다.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해 공전하는 입술이.

멀리 날아온 입술,

한아뿐인 입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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