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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꽃 Jan 25. 2024

'엄마의 20년' 필사

이 책을 읽는 와중에 작가님께서 내준 과제와 내 마음이 맞닿아 필사를 하고 싶어졌다. 예전부터 읽으려고 했었는데, 계속 미루다 읽지 못했다. 이제라도 이 책을 만난 건 행운이다. 내가 느낀 감정들이 문장속에 다 녹아있기 때문이다. 


1. 소는 악착같이 지켜야 하고 부모들은 자기 인생을 백 세까지 꼼꼼히 계획하고 스스로 건사해야 합니다. 자식 대학으로 엄마 능력을 증명하는 구닥다리 자랑질은 신사임당이 5만 원권을 차지했을 때 박수 치고 끝내야 했습니다. 


2. 아이와 함께 아장아장 이동하다 보니, 새로 핀 꽃, 목동의 맑은 눈동자처럼 휙 지나쳤으면 안 보였을 것들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3. 직장을 가진 많은 여성들이 엄마가 되면 커리어를 포기하는 수순을 밟아야 했습니다. 커리어를 포기하는 순간, 사회는 기다렸다는 듯 '경단녀'라는 이름으로 그녀들을 가정에 박제시켜버렸지요. 


4. 왜 나를 포기시키는 역할은 남편뿐 아니라 친정부모, 시부모, 갓 태어난 아이, 직장 상사나 동료가 되기도 하고, 때로 순순히 나 자신이 되기도 할까? 이것은 바꿔 말하면, 아무나 내가 하고자 하는 바를 꺾어놓을 수 있다는 뜻 아닐까? 아무나. 젠장.


5. 만약 우리가 아이를 내 꿈을 대신 이뤄줄 대체물 정도로 생각한다면, 스스로 꿈을 이룰 능력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힘들 때마다 아이에게 그 어떤 감정적 필터도 없이 소리소리 지른다면, 그게 아이에게 해롭다는 걸 배운 적이 없어서 그러는 게 아니에요. 자식에게 그래도 된다고 배워버렸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런 일들이 반복되면 자식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엄마를 떠나버리는 시절을 살고 있는데 말이에요. 


6. 자꾸 열매한테만 투자하니까 대한민국 나무들이 중년에 공허하고 노년에 빈곤한 겁니다. 우리는, 우리를 '먼저' 기름지게 해야 해요.

- 작가님은 나를 홀대하는 것도 습관이라 한다. 꼭, 시간을 내어 cafe에 가서 독서하라고 한다. 몇 천원 조금 더 내고 나만의 시간을 가지는 거에 죄책감을 가지지 말라고 한다. 내가 그랬고 그러고 있다. 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집 근처 cafe에 거의 매일 가곤 한다. '이 돈을 모으면 한 달에 20만원 정도는 모을 수 있을 꺼 같은데, 참아야 되는데, 안 가자니 너무 무료하고 어차피 이 돈 안 써도 다른 소비에 돈이 없어질꺼야.'라며 합리화 했었다. 오늘 작가님의 글을 읽으며 나의 판단이 옳았다.  


7. 꾸준히, 

  중간에 회의감이 들 때도 꾸준히,

  벌여놓은 일이니 잡념 없이 꾸준히,

  꾸준히 운동하면 내 몸이 좋아질 것을 믿듯이 

  꾸준히 활동하면 내 인생이 좋아질 것을 믿으며,

  꾸준한 인간은 반드시 배우고 성장한다는 것을 믿으며,

  꾸준히.


8. '나만의 세계'를 지닌 나는, 그렇기에, 자식을 위해 할 일이 무엇인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아이의 다름을 인정하기!


9. 엄마부터 무언가를 배우러 나감으로써. 엄마가 먼저 자신의 재능과 선호에 맞는 일을 찾아 보람을 느껴야 아이에게도 그것이 소중하다고 안내해 줄 수 있으니까요. 


10. 그러니 언제나 내게서 좋은 것을 끌어내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세요. 내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 내 아이에게 더 많은 사랑을 퍼붓게 해주는 사람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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