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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대 Mar 21. 2023

알바생 자르기:
미친 알바생의 입장

장강명 작가님의 <알바생 자르기>

 알바생 혜미를 잘라라


 박 차장님이 회사를 떠나면서 신입 하나가 들어왔다. 이름은 혜미라고 한댄다. 근데 이 신입 상태가 그냥 미쳤다. 일 처리 능력은 전임자의 삼분의 일 수준이었으며, 종종 지각을 하고 근무태도도 좋지 않은데다 눈치도 없다. 진짜 미친 애가 들어왔다.

패기가 대단한 알바생 예시 [출처: 뉴데일리]

 그러던 어느 날, 사장님이 세상 반가운 소식을 가져오셨다.

알바생을 잘라라!

 미친 혜미는 다 계획이 있구나


  작품의 주인공인 은영은 혜미에게 고칠 점을 조심스레 알려주지만, 혜미는 생각보다 더 대단했다. 지적사항들을 조금씩 고쳐나가던 그녀는 '출장을 가야한다'는 말에 갖가지 변명을 늘어놓은 것이다. 은영은 그 일로 혜미를 잘라낸다.

출처: 네이버 포스트

 놀랍게도 미친 혜미에게는 다 계획이 있었다. 회사의 방해물이었던 혜미는 잘리자마자 퇴직금을 요구하고, 4대보험 미가입에 관한 급료를 달라고 한다. 이에 은영은 화가 뻗쳤지만, 사장은 악독한 혜미에게 질릴대로 질렸는지 해달라는 대로 해주라고 한다.


 와, 진짜 대단한 사람이다. 혜미 같은 사람과 조별과제를 안했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혜미처럼 뻔뻔하게 살지 말자


 퇴직금을 비롯하여, 보험 미가입 급료까지 타간 혜미는 영문 경력 증명서까지 야무지게 챙겨간다. 은영은 혜미와의 대화를 떠올리며 혜미가 많은 직장에 대해 같은 행동을 반복해온 상습범이라는 사실을 알아챈다. 여기서 문장 하나가 나온다.


'혜미는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저렇게 살면 안 된다.'

 

 혜미는 학자금 대출을 갚고 있었고 다리도 좋지 않았다. 이에 특정 그룹은 '혜미가 왜 이렇게밖에 살 수 없었는지 고려해야한다.'-는 인애 넘치는 말을 할 지도 모른다. 분명히 해두는데, 그녀는 사회의 암 같은 존재이며 민폐 덩어리 그 자체이다. 속 좋은 소리는 그만 해라. 다들 똑같이 생각하는 거 다 안다.

위선자가 되지 말자 [출처: 트위터]

 혜미가 불쌍하다, 너무 그녀를 탓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묻는다. 

집이 가난하면, 상황이 어려우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쳐도 참작해주어야 하는가? 
회사가 혜미를 탓하지 말아야할 궁극적이고 구체적인 이유가 있냐고!

 이왕 사는 인생, 혜미처럼 지나치게 뻔뻔하게 살지는 말자.

 조금은 뻔뻔하되, 떳떳하고 멋지게 도전하는 삶을 살자! 

 또한, 선하지는 못하더라도 위선하지는 말자. 솔직하게 살란 말이다!


 괄호를 잘 이용한 소설


 <알바생 자르기>는 괄호를 참 잘 활용하였다는 점이 인상적인 소설이었다. 은영의 심리를 괄호 속에 넣은 서술이 돋보이는데, 이는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담은 소설이 블로그나 웹 사이트의 가벼운 글처럼 친숙하게 느껴질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된다. 또한 괄호 속 은영의 심리 묘사에는 꽤나 강하고 단호한 표현들이 들어 있어서, 답답할 수 있는 대목들을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느끼도록 해준다.


 *알바생을 자르는 사장님의 마음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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