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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대 Mar 11. 2023

스즈메 속 토지시는 실제로 있을까

스즈메의 문단속을 보고 궁금함을 가진 그대에게

 요즘 한창 핫한 영화인 <스즈메의 문단속>에서는,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직업인 [토지시]가 등장한다. 남주인공인 소타가 가업으로 하고 있는 토지시는 과연 어떤 직업이며, 실제로도 있을까?


 토지시(閉じ師)란


  우선 한자를 그대로 풀이하면, 닫을 폐 자와 스승 사 자로 풀이되는데 이는 곧 '닫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스즈메의 문단속>에서는 일본 각지의 뒷문을 닫는 역할을 하니, '문을 닫는 사람'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 유연할 것 같다. 

토지시 중 한 사람인 무나카타 소타. 잘생겼다.

 토지시가 실제로 있는가


 당연하게도, 현실에는 미미즈가 튀어나오는 '뒷문'이 존재하지 않기에 토지시라는 직업은 실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요석(카나메이시)과 연관이 있는 직업은 근대까지만 해도 존재했다. 지진 진압의 신인 '카시마 대명신'에 대한 신앙을 일본 전국에 퍼트린 '카시마의 사촉'이 바로 그것이다.

 '카시마의 사촉'은 사람들에게 작물의 풍흉(농사의 미래)이나 운세를 알려주면서, 춤을 추며 전국 각지를 돌아다녔다고 전해진다. 쉽게 설명하자면, 민간 예언자이자 종교 보급자라고 볼 수 있겠다. 주술사라고도 볼 수 있겠다. '카시마의 사촉'이 유명해지자 '카시마 보내기', '카시마 유배'와 같은 종교 행사가 생겨났고, 전국에 '카시마 대명신'을 숭배하는 장소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카시마 대명신'을 숭배하는 장소는 주로 산리쿠 연안, 후쿠시마 현, 미야기 현의 해안 지대에 많이 위치하는데, 그 중 이시노마키시에 있는 Kashimamiko Shrine이 유명하다고 한다.


토지시 소타의 주문은 신주의 축사이다?


 작중에서, 토지시인 소타는 재앙의 문을 닫을 때마다 동일한 주문을 외우는데 이 주문에도 의미가 담겨있다. 우선, 주문은 다음과 같다.


かけまくもかしこき日不見ひみずの神かみよ。

아뢰옵기에도 송구한 히미즈의 신이시여.


遠とおつ御祖みおやの産土うぶすなよ。

머나먼 선조의 고향 땅이여.


久ひさしく拝領はいりょうつかまつったこの山河やまかわ、

오랫동안 배령받은 산과 하천을,


かしこみかしこみ、謹つつしんでお返かえし申もうす。

삼가 돌려드리옵나이다.


 이 주문의 대략적인 의미는 '땅을 돌려준다.'이다.

 이 주문의 기원은 일본의 신사에서 일하는 사람신주(神主)가 읊는 축사로 추측되는데, 그 이유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인터뷰 때문이다. 그는 '무언가를 시작할 때는 지진제와 같은 기도의 의식을 하지만, 무언가를 마칠 때는 왜 아무것도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신주의 모습

 축사란 건물을 지을 때와 같은, 토지를 사용하기 시작할 때 신주가 읊는 것이다. 그 땅을 지키는 신에게 허락을 구하는 행위를 통해 공사의 안전을 기원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축사는 가장 정중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다.


*영화에 표현된 일본 문화가 많아서 연구하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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