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이 많은 데다 나를 믿지 못하는 탓에 뭐든지 미리미리 하는 편이다.
약속 시간에 늦는다거나 마감을 못 지킨다거나 그런 일이 없으니 좋은 거
아니야? 싶지만 꼭 그렇지가 않다. 늘 안달복달 전전긍긍 노심초사인
상태로 매일 살다 보면 하기도 전에 지친다. 요즘 가급적 자르지 않은
식빵을 사 먹는다. 먹을 때마다 잘라먹는 게 귀찮아도 잘라져 있는
식빵보다 속이 더 부드럽고 촉촉하다. 지레 겁먹고 미리 한다고 해서
능사가 아니다. 적당한 시간을 두고 기다릴 줄 아는 것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