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같은 점심이 아니다. 오늘은 토마토와 소시지도 무려
큰 칼로 다져서 넣은 볶음밥이다. 내가 하는 요리에는 도마와
큰 칼을 쓸 일이 별로 없다. 가위와 과도면 족하다. 밥을 먹으며
어제 읽다만 <은하철도의 밤>을 마저 읽었다. 이북으로는
분량 확인이 애매하니까 이렇게 짧은 이야기인 줄 몰랐다가
느닷없이 끝나버려서 당황했다. 그것도 너무 슬프게.
정신을 붙잡아두려고 뉴스를 안 보고 책을 읽었는데
이렇게 슬퍼버리면 어쩌라는 거냐. 이틀 연속 슬픈 볶음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