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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5일 토요일 점심

by 이주희

차를 타고 지나다니는 길에 수제 함박 스테이크 8.9라는
작은 팻말을 봤었다. 대로변 옆으로 다 숲이고 시골길 같은데
뚱딴지처럼 어디에 함박 집이 있다는 걸까? 검색을 해보려고
해도 지나치고 있는 이곳의 지명도 모르겠고 수수께끼 같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사 관련해서 목공방을 찾아가 보는 길에 딱
그 집이 있었다. 산 아래 밭과 빈집 사이에 있는 시골집을
개조해서 만든 가게였다. 볼일을 보고 수수께끼의 함박을 먹었다.
솔직히 맛은 그냥 그랬는데 재미있는 공간과 분위기 덕분에
재밌었다. 국밥집이며 고깃집만 가다 모처럼 이런 말랑말랑한
공간에 와서 칼질을 하고 있으니 데이트하는 기분도 났다.
음식의 맛에는 같이 먹는 사람만큼 공간도 큰 부분이라는 걸
새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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