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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4일 월요일 간식

by 이주희

이사 가는 집도 십 년이 훌쩍 넘은 집이라 수리하고 인테리어를
하기로 했는데 입주민 동의서를 받아야 한대서 꼭두새벽에
일어나서 오전에는 작업하고 오후에는 가내 수공업을 했다.
사인 받을 때 인사하면서 뭐라도 드리면 좋을 것 같아서 옆집과
아래 두 집은 롤케이크를 샀고 스물네 집은 고민하다 딱 눈에 들어온
박카스 젤리를 사려했는데 재고가 9개뿐이 없단다.
일단 전부를 우리 몫으로 사고 박카스 젤리를 먹으며 종량제 봉투를
두 개씩 접어서 안내문을 넣고 포장했다. 저녁나절에 동의서를 받으러
한 번 돌았는데 절반쯤 사인을 받았다. 작지만 선물을 준비한 건 잘한
것 같다. 좋아해 주셨다. 이번 주는 저녁마다 사인 받으러 다녀야 한다.

우리에겐 아직 여덟 개의 젤리가 남아있으니 힘을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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