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앞에 연탄이 쌓여있다.
연탄불 항정살 맛있지! 하지만
나의 사춘기때 연탄은 아주
지긋지긋한 증오의 대상이었다.
열세 살 반부터 자취를 했었는데
학교가 끝나고 집에 오면 꺼진 연탄불을
살리느라 번개탄을 피우며 사투를 벌였다.
중학생이 돼서 야자를 하고부터는 십중팔구
꺼져있어서 밤이 너무 춥고 괴로웠다.
영원할 것 같던 그 시간이 흘러 연탄처럼
새까맣던 그 아이의 머리카락도 듬성듬성
하얗게 탔다. 눈이 내리면 이 식당에 들러
연탄불에 항정살 구워 먹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