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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디 Mar 23. 2019

삼재 수업

꼴찌의 갈등극복 연대기

어려움이 연속적으로 발생하면, 우리는 삼재라고 부른다. 인간에게 9년 주기로 돌아온다는 3가지 재난.

아마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삼재로 삶을 마감하리라 본다. 악마가 설계한 프로그램 같다.

필자도 딱 삼재 수업에 걸려 오지게 경험한 적이 있었다.

우리 집안은 사기를 당해 사업이 망하고, 사업이 망하니 집을 잃고, 집을 잃으니 부모님이 중병에 걸리셨다.

가진 재산 모두 잃고 온 집안 식구들이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다.


‘깊이가 다른 고난 케어’ 삼재


모두 제정신이 차리지 못할 때, 나만이라도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했다.

통장잔고가 0원, 이제 은행 대출 빚을 내서 생계를 유지해야 했다.

막막하지만 설마 죽으라는 법은 없겠지. 그건 착각! 진짜 죽을 뻔한 것 같다.

일하기 싫어하는 나를 세상 속으로 뛰어들게 했다.

그때는 신이 고통이 주기 위해 나를 특별한 케어하는 느낌이었다.


대표적으로 삼재에 걸린 캐릭터들이 바로 액션 영화의 주인공들이다. 제 아무리 슈퍼맨이라도 피할 수 없다.

2013년작 맨 어브 스틸 주인공 클락 켄트는 태어나자마자 부모님이 죽는다.

겨우 도착한 곳이 고난의 끝판왕 ‘지구별’ 양부모 밑에 자라고, 지구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 클락은

어른이 되어서도 사회 부적응자로 살아간다. 설령 강철 같은 육체를 가졌어도 인간의 내면은 그렇지 못하다.

영웅의 전형적인 이야기 구조로 가출하고 모험을 떠나, 갈등으로 상처 받고 스승을 만나 용을 잡고 성장하고 귀환한다.

클락 켄트는 성인이 된 후 지구를 떠돌아다닌다. 아버지의 홀로그램을 만나 자신의 존재를 깨닫는다.

슈퍼맨조차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기까지 평생 삼재라 볼 수 있다.



삼재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검색해보았다.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조용히 나대지 말고 자신을 공부하라.

막상 고난의 바람이 휘몰아칠 때 자신을 돌아볼 여력이 없다.

문제를 수습하느라 정신을 쏙 빼놓는다.

자신을 돌아보라니 가당치도 않는 말로 들렸다.

삼재 특별프로그램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없을까?

슈퍼맨 클라크 켄트가 길을 떠난 것처럼 나도 길을 떠났다.


왜 이렇게 살아야 했는지 해결법을 찾는 여정 3년...

각종 인문학 아카데미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나를 잡고 있는 족쇄를 알아냈다.

그것은 가족관계에서 출발했고, 부모님의 경제적 과보호와 나의 의존성이었다.

부모와 자식 간의 밀착된 관계는 오히려 삶이 고달파진다.

마마보이, 은둔형 외톨이, 주의력결핍 ADHD, 망나니 재벌 3세 등

필자 같은 경우는 다른 패턴의 마마보이에 해당되었다.






성인이 되면, 자신의 길을 찾아 사회 활동하며 부딪치고 깨지고 엎어져야 최소한의 성장 발판이 생긴다.

회사를 다니다 말다 반복하며, 힘들면 엄마 품속으로 쏙 들어가니 답이 없다.

삼시세끼 챙겨주고 용돈 받는 미취업 성인을 운명이 가만둘 리가 없다.

누군가 나의 멱살을 잡고 끌어내야 하는데, 삼재 프로그램이 그 역할을 하게 되었다.

고난의 강도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강해졌다.


필자는 운명의 빰을 세차게 맞고, 바닥까지 가서야 정신을 차리게 되었다.

고난 수업의 고통이 온전히 나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이 시간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신비로운 것은 내면의 탐색은 큰 파도는 사라지게 하고, 주변 환경은 조용해졌다.

삼재의 목적도 인간의 내면 성숙이며, 고통의 근원을 알아차림에 있었다.



인간 내면의 프로그램은 성숙, 성장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습관이 운명이다라는 말처럼,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퇴보와 성장이 결정된다.

삼재는 정신이 정체된 인간을 분기마다 검사한다.

국회가 분기별 각 공공기관을 감사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성숙의 노력을 한 사람은 자신을 되돌아보고 자신을 정리하는 기간이 되며,

미성숙한 행동을 한 사람은 저지른 과오를 탕감하고 반성하는 기간이 된다.

우리가 생각하는 상벌의 기준이 다른 인과응보가 오늘 이 현실에서 작동하고 있었다.

삼재는 초월적 법칙과 인간의 무의식이 함께 재판하는 국정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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