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석 선생님 / 심리학관
정신과 의사들이 괴로워 하는 말.
'이건 우울증이 아닌데요.
제가 우울증을 앓아봐서 잘 알아요.
우울증은 이런 것이 아니에요.'
또는,
‘제가 만난 우울증 환자들은 이렇지 않던데요.
그러니 우울증은 아닐 거예요.'
또는,
‘우울증이니까 그런 거예요.
제가 우울증을 앓을 때 딱 그랬어요.
그러니 우울증 때문이에요.'
진실한 말일 것이다.
경험에 근거한 말이고.
하지만
한 사람의 경험은 한계가 있다.
그가 경험한 우울증이 우울증의 전부도 아니고
(실은 전문가가 볼 때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하고),
우울증 뿐 아니다.
ADHD도, 다른 정신질환도 늘 고통받는다.
'얘가 ADHD일리 없어요.
내가 만난 ADHD 아이들에 비하면
얘는 멀쩡한데.'
'쟤 완전 ADHD 맞죠?
테레비에 나온 애랑 똑같은데.'
(실은 TV에 나온 아이도
핵심병리가 ADHD가 아닐 수 있다.)
사람에게 병명을 붙여 치료하는 것이
그리 간단한 판단에
근거한 것은 아니라는 말은 하고 싶다.
서천석 선생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2025.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