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출산을 꺼리게 되는 정말 많은 이유들

오마이뉴스 / 심리학관

by 심리학관

아이를 낳고 싶지 않아진 것

특별한 사건과 계기 때문이 아니라

아주 조금씩 쌓인 내 인생의 빅 데이터 탓이 크다.


이를테면

* 좋아하던 카페와 식당이

노키즈존으로 바뀌는 것을 볼 때,

* '맘충'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글을 본 기억,

* 지하철 노약자석에 그려진 임산부 표지에

X자로 누가 선을 그어놓은 것을 봤을 때,


* 경력 단절의 문제를 인지한 순간

* 타인의 외모에 대해

서슴없이 지적하는 사람들을 마주할 때,

* 아픈 배를 부여잡고도 눈치 보며 야근하거나

가사 전담에 시달리던 가족 구성원의 모습,


* 20대에도 30대에도 어쩌면 40대에도

쉽지 않은 생계의 문제,

* 내일의 안전을 도모할 수 없을 정도로

점점 뜨거워지는 지구까지.


인생의 많은 순간을 거치며

아이를 낳으면 내 인생은 물론,

아이까지 행복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굳어졌다.


나는 내 인생을 아직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고,

남들의 이러쿵저러쿵에서 자유롭지 않은

새로운 생명을 창조함으로

그 짐을 내 아이까지 짊어지게 만들고 싶진 않다.


아이를 낳지 않는 내 이유에는

경제적인 것과 비경제적인 것들이

혼란스럽게 섞여 있다.


이렇듯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는

출산 이후의 지원책이 아이를 키우는 비용에 비해

보잘것없는 액수라는 사실에도 영향을 받지만

생애주기에 쌓아올려진 모든 경험들에 영향을 받는다.


여성 정책이

출생률 정책으로 치환되는 것도 큰 문제이다.

이번 대선은 민주주의를 외쳤던

수많은 시민이 있었기에 만들어진 대선이다.


그 공간에 2030 젊은 여성들의 비중이 컸다는 것은

이미 데이터로 여러 차례 입증되었다.

그러나 지금의 대선에서

출생률 외 뚜렷한 여성 정책을 제시하지 않은

후보들도 존재한다.


낮은 출생률이 사회적인 문제라고

모두 입을 모아 말하지만

여전히 출산 지원책만을

여성을 위한 지원책으로 말하는 행위에는

모순이 존재한다.


이 구조 속에서

출산은 여성만이 오롯이 책임져야 하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출생률을 제고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생애주기 전체를 고려한 대책이다.


나는 그 과정이

생애 전반의 자유를 증진하는 일이기 바라며,

출산이 진정한 의미의 선택이 될 수 있어야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지금의 출산은 선택이라고 하기에는

아무나 선택할 수 없는 일이 되었다.


그렇다고 아이를 낳지 않은 이들을

비난하는 문제가 모두 해결된 것도 아니다.

자유롭게 출산을 선택할 수 있는 기초가 없는

사회에서 불필요한 비난은

정책에 대한 반감을 높이고,

이탈하는 사람들을 늘린다.


오히려 출산을 해도,

하지 않아도 행복한 사회를 약속하는 일이

정책의 효능을 높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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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들은 모르는,

여성들이 출산을 꺼리는 수많은 이유

[지구를 위한 플랜 A]

여성 유권자의 21대 대선 관전기

* 그린피스 신민주 캠페이너(gshin02)

* 오마이뉴스 / 2025.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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