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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문화 속 냉소와 체념 : 어차피 이번 생은 망했어

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 / 심리학관

by 심리학관

* 일부 정치권 : 청년 남성의 요구라는 미명 하에

여성가족부 폐지를 비롯한

반페미니즘/여성혐오 메시지를

무책임하게 쏟아내었음

-> BUT, 교육 현장에서 만나는 남성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보듯

혐오로 똘똘 뭉쳐있는 납작한 존재가 아니었음


* 청년 남성들의 대부분은

제각각의 환경과, 그 안에서의 경험,

자신의 생각을 다양하게 발산하는 입체적인 존재였음


* 한가지 공통점

: 청년 남성들과 진정으로 만나기 위해서는

그들이 보이는 '무관심한 태도'를

뛰어넘는 과정이 필요함


<남성문화 전반에 깔려 있는 체념과 냉소>

* 공정과 능력주의를 이유로

기존의 권력 구조에는 체념하고,

변화를 만들려고 하는 시도에 대해서는

냉소를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음


* 문화비평가 Paul Corrigan이

"Doing Nothing"이라고 개념화한

남성들의 하위문화

-> 계급이동이 좌절된 하층계급 남성들이

좋은 성적을 얻거나 돈을 벌기 위해

애써 노력하지 않고,

그저 실없는 소리나 하며 시간을 낭비하는 태도

-> 적극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기'를 선택하는 것


* 학교 교육에서 피하고 싶지만,

꼭 만나게 되는 유형의 참여자 : 어그로꾼

* 어그로(aggro) :

상대방이 자신을 공격하게끔 유도한다는 의미

-> 주로 온라인 게임에서 사용되는 용어


* 어그로꾼들 : 강사와 다른 교육 참여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일부러 혐오 표현을 쓰거나,

"저는 차별 안 했는데요!"라는 식의 딴지를 끌거나

맥락과 전혀 상관없는 농담으로

주변 친구들을 웃기며 교육을 방해하는 이들


* 자신들이 학교에서 학업성적이나 학습 태도로

선생님의 인정을 받거나,

운동 혹은 싸움 실력, 외모 등으로는

주변 친구들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는

어그로꾼들은 이런 식으로라도 관심을 받고자 함


* 남성연대는 헤게모니적 남성성을 필두로

피라미드 형식의 공고한 위계질서를 형성함

-> 탈락은 곧 폭력의 대상이 되는 것이라고 여기며

남성들은 어떻게든 피라미드 구조에 올라타려

발버둥을 침

(ex. 힘을 기르기 / 좋은 성적을 얻기 / 부를 과시하기 /

폭력성을 드러내기)

-> 어떤 이들은 나약함을 감추기 위해

자기파괴적인 모습으로 빈약한 자아를 부풀림

(ex. 스스로를 루저, 아싸 로 칭하며

자조하는 놀이문화)


(저자 이한 선생님의 이야기)

* 학창 시절, 나와 친구들은 서로의 불행을 겨뤘고,

더 과감하고 무모하게 행동하는 친구를 '상남자'라며 칭송했음

-> 미래를 계획하거나 학업에 심취하는 것은

유치하고 쿨하지 못하며 찌질한 모습으로 치부했음


* 한번 이 문화에 포섭되면 벗어나기 어려움

-> 이미 불행의 공동체가 된 이들이 똘똘 뭉쳐

아무도 벗어날 수 없게끔 서로를 감시할 뿐 아니라,

냉소와 체념의 중독성이 강력하기 때문

"포기하면 편하다" "어차피 이번 생은 망했어"

-> 누군가가 조금이라도

희망이나 변화를 말할라치면 냉소로 일갈함

-> 변화를 기대했다가

또다시 실패하고 좌절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운 마음 탓에 드러내는 송곳니 같은 것


청년 남성들은

먼저 자기 자신을 돌보고,

여성을 비롯한 소수자를 돌아보며,

인간이 서로를 돌본다는 것의

가치와 의미를 재구성해야 한다.


체념과 냉소를 멈추고

변화를 이야기해야 한다.


그것은 나약함의 반증이거나

낯부끄러운 일이 아니며

도리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자

인간으로 살아가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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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

페미니즘은 어떻게 남성성의 대안이 되는가.

* 저자 : 이한 (Male / 성평등 교육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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