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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차별이니까 여자도 군대 가야죠!"

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 / 심리학관

by 심리학관

<여성정책은 남성에 대한 역차별일까?>

* 요즘 '이대남'이라고 이야기되는 청년 남성의 특징

- 유난히 페미니즘을 싫어함

- 각종 소수자 이슈에 무관심하거나 지나치게 배타적


* 어린이, 청소년, 청년을 불문하고

남성 대상 성평등 교육을 할 때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이야기가 있음


(Case 1) 초등학교 5학년 교실에서의 성평등 교육

*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겪는

구조적 차별을 이야기하던 중에

한 남자 어린이가 이렇게 소리쳤음

-> "그런데 여자는 군대 안 가잖아요!"

-> 교실은 곧 각자

누가 더 피해자이고 약자인지 경쟁하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장으로 변해버림


(Case 2)

중고등학교 성평등교육 : 상황은 더 심각해짐

* 군대 이야기만 나오면 거의 모든 남학생이

한숨을 푹 내쉬며 억울해함

*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고 물으면,

"성차별이니까 여자도 군대 가야죠"라는

볼멘 대답이 나옴

-> 분노는 여성전용 주차장과 여성전용 휴게실 등

여성정책 전반으로 빠르게 번져나감


* 화룡점정은 '여성할당제'

-> 많은 남성이 여성할당제를

불공정한 '역차별'의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

-> 청년 남성들에게 여성정책은 안 그래도

각종 경쟁으로 힘들어서 울고 싶던 와중에

뺨때려준 격

-> 그래서 이들은 분노하며 공정을 요구함


<시스템이 아니라 개인을 향하는 분노>

* 많은 이들이

한국 사회가 공정해져야 한다고 여기지만,

막상 그 '공정'이 무엇이어야 하는지는

잘 질문하지도 않고, 이야기하지도 않음


Q. 청년 남성들이 주장하는 '공정'이란 무엇일까?

: 다분히 선택적인 '공정에 대한 감각 & 분노'

(ex) 군대 문제에 대해 분노하는 남성의 경우

- 남성 예비역들이 "요즘 군대가 군대냐?"라고

비아냥거리는 말에는 분노하지 않음

- 군대내 부조리, 비리와 폭력에 분노하지 않지만

옆에 있는 여성이 군대가지 않는다는 것에는 분노함


* 남성에게는 몰라도 되는 특권,

잘 몰라서 분노할 수 있는 특권이 있음

(ex) 여성전용 주차장이 만들어진 이유를 몰라도,

여성할당제의 실상을 몰라도 남성들은 살아가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음

-> 실제 이유와 실상

(여성전용 주차장)

어둡고 폐쇄된 지하주차장 같은 공간에서

자주 발생하는 여성 대상 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만들어짐


(여성할당제)

많은 남성이 여성할당제는

역차별이라고 분노하는 것이 무색하게도,

한국사회에서 제대로 기능하는

여성할당제는 존재하지 않음


-> 공무원 채용 과정에

‘양성평등채용목표제도'가 있지만,

이는 특정 성별의 합격자 비율이 30% 미만인 경우,

해당 성별을 추가 합격시키는 제도로서,

제도가 시행된 이래 추가로 합격된 인원은

남성이 여성보다 800여명이나 더 많았음


(성평등 점수 / 2022년 여성가족부 보고)

- 경제활동 영역의 성평등 점수 : 70점대

- 의사결정 영역의 성평등 점수 : 30점대


* 조금만 시야를 넓혀서 바라보면

한국 사회는 여전히 너무나도 성차별적이며,

여전히 공정을 위해서는 각종 여성정책이 필요한 상황


BUT,

어떤 남성들은 몰라도 되는 특권에 기댄채 현실을 알려고 하지 않음

-> 취약한 계층의 남성을 위한 정책을

만들어달라고 주장하기보다는,

공정을 빙자하여

여성정책과 여성기구의 폐지만을 이야기함

-> 한국 사회의 권력구조가

기울여져 있음을 사실 알면서도,

이를 손쉽게 외면하고 중립적인 척 '공정'을 주장함


한국사회의 기울어져 있는

권력구조의 실상을 살피지 않고,


개인의 이익을 정당화하기 위해

약자를 위해서만 분노를 쏟아내며

반쪽짜리 '공정'을 남용하게 되면


공정은 힘을 잃고 냉소만 남는다.


무한경쟁과 적자생존, 각자도생의 늑대가

무너진 공정의 울타리를 타고 넘을 것이다.


양이 모두 잡아먹히고 남는 건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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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

페미니즘은 어떻게 남성성의 대안이 되는가.

* 저자 : 이한 (Male / 성평등 교육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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