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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도인의 관계심리학]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 표현하기

심도인의 '마음 청진기' 사용하기

by 심리학관

Q1. 봄감자를 내밀며

"너, 봄감자가 맛있단다.

느이 집엔 이런 거 없지?"

라고 말했던 '동백꽃'의 점순이는

감자 자랑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Q2. "오다 주웠다" 고 말하며

애인에게 선물을 주는 남자는

대충 준비한 선물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던 것일까?


심도인의 '마음 더듬이' 처럼

말하지 않아도 상대방의 마음이나

의도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잠깐! '마음 더듬이'가 궁금하다면?

아래를 클릭하세요~)



하지만 현실에선 불가능한 일이니

우리는 마치 '마음 더듬이'가 나에게 부착되어

있는 것처럼 상상하며 상대방의 이야기를 좀더

'잘' 듣고 그 속의 의도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음 더듬이'는 바로 상대방의

'마음과 의도 헤아리기' 인 것이지요.


하지만 소통이 잘 되기 위해서는

잘 들으려는 노력뿐만 아니라

잘 말하려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잘 듣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잘 표현하는 것입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표현이 마음과 같이

나오지 않아서 소통이 잘 되지 않고

오해가 생기는 경우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다음 사례처럼요.


[사례]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이 있어 예매를 해놓고 잔뜩 기대에 찬 아내가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갑작스럽게 그 공연은 취소가 되고 맙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감도 큰 아내는 속상한 마음에 거실에서 멍하니 앉아있었습니다.


아내의 실망한 모습을 보고 마음이 편치 않아진 남편이 다음과 같아 말합니다.


"코로나 때문인데 어쩔 수 없잖아. 다른 행사들도 다 취소되는 것 같던데. 코로나가 좀 잠잠해지면 다시 공연 일정 잡히겠지."


이 얘길 들은 아내가


"누가 그걸 몰라?"

라고 큰 소리로 외치고 방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거실에 혼자 남은 남편은 생각합니다.

'내가 취소시킨 것도 아닌데, 왜 나한테 화를 내지? 화풀이 대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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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의 탄생 : ♥ → ○ → ⓧ → X


남편은 어떤 마음을 아내에게

전달하고 싶었던 걸까요?

그리고 아내는 남편의 말을

어떤 의미로 해석한 걸까요?


남편은 실망한 아내를 보며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이걸 어떤 분들은 '짜증난다'고 표현하기도 하고,

또 어떤 분들은 '보기 싫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저 표현들은 모두 아내에게 마음이

쓰인다는 의미입니다.


아내에게 아무 관심이 없다면

아내가 실망을 하든, 눈물을 흘리든

크게 반응하지 않습니다.


사랑의 반대말은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라는 것과 같은 원리이죠.

그 마음에 대한 표현이 어떻든,

위 사례의 남편의 말은

속상해 하는 아내의 모습에 마음이 쓰여

나온 말인 것입니다.


그럼 잠깐 여기서 저 남편의 문장을

다시 한번 보겠습니다.


"코로나 때문인데 어쩔 수 없잖아. 다른 행사들도 다 취소되는 것 같던데. 코로나가 좀 잠잠해지면 다시 공연 일정 잡히겠지."


'마음 더듬이'를 조금도 작동시키지 않고서

저 문장을 들으면 어떻게 해석되시나요?


네, 그렇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취소된 것이고 다른 행사들도 다 취소될만큼 심각한 상황이니 그냥 받아들여."

로 들립니다.


'정보 전달'과 '단념 시키기'가 목적인

문장이 되어 버리는 것이지요.


그러니 아내가 "누가 그걸 몰라?"

라고 답을 한 것이구요.


애초에 정보 전달을 하고 싶었던 거라면

전혀 문제가 없는 문장이지만

남편은 정보 전달을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속상해 하는 아내에게 마음이 쓰여

무슨 말이라도 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럼 그 마음을 말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마음 그대로 표현하면 됩니다.

정말 그대로요.


"공연 취소 되어서 당신이 속상해 하는

것을 보니 나도 마음이 좋지 않네."


이게 더 남편의 마음과 일치하는 문장이

아닐까요?


물론 더 정확하고 다양한 감정 단어들과

욕구 단어들을 넣어서 화려한 문장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요.


"공연 취소 되어서 당신이 속상해 하는

것을 보니 나도 같이 아쉽고 속상하네.

기대가 컸는데 실망도 클 것 같고.

당신 기분 좀 나아지게 해주고 싶은데,

같이 나가서 산책이나 좀 하고 올까?"


굳이 저렇게까지 표현하지 않아도 됩니다.

(가능한 사람도 많이 못봤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내 마음과 비슷하게 전달될 수 있는 표현을

쓸 수 있도록 평소에 연습해 보면 좋겠지요.


그 연습은 상대방과 '우리'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나'를 위한 연습이 될 것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나의 마음을 말로 거의

비슷하게 표현해 낼 때 그 자유로운 기분과

시원함은 이루 말할 수 없거든요!


그러려면 먼저 내 감정과 생각이 어떤지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알기만 한다고 해서 잘 전달되는 것은

아닙니다.


내 마음이 오해없이 전달될 수 있도록

잘 표현하려고 애쓰는 것,

그리고 잘 전달되었는지 확인하는 것까지가

소통입니다.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하기 전에

'마음 청진기'를 내 가슴에 대보는 장면을

상상하며, 상대방에게 전달하고 싶은 나의

마음은 무엇인지 잠깐 생각해 보고

문장을 만들어 보면 좋겠습니다.


물론 그 연습도 같이 차차 해봐요~


(찡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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