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에 대한 강박이, 화장이라는 즐거운 놀이로 변환되길

복길(자유기고가) : 시사IN / 심리학관

by 심리학관

<저스트 메이크업>은 화장이란 오직(just) 시각적인 것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확신을 갖게 하는 작품이다. 성형외과 로비의 '턱뼈탑'(성형수술을 한 환자들의 턱뼈로 만든 불법 조형물)과 화장하지 않을 자유를 주장하는 '탈코르셋' 운동이 동시에 전개되고 있는 지금 우리 사회에서, 화장이란 타인과의 관계 맺음을 위한 수행이자, 나의 생산성을 증명하기 위한 의무이며, 규범에 대한 저항의 수단이다.


슬프게도 우리는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될 수 없고, 외모를 바꾸고자 하는 욕망에서도 쉽게 벗어날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억압 속에서도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화장을 '규범'이 아닌 '관계'의 측면에서 접근하는 행위일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엔

남의 외모를 함부로 지적하는 것을

마치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저항쯤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화장하지 않은 여성에게 예의를 따지고,

과하게 화장한 여성을 힐난하며,

남성이 화장하는 것을 지적하는

그들의 행위는

모두 사회의 보수적 규범을 강화하는 일에 불과하다.



타인의 외모에 대한 수용 기준을 넓게 확장하고,

그것이 차별이나 소외의 원인이

되지 않도록 경계할 때,


또 화장이라는 자기 연출이

권력에 의해 강요되지 않으며,

'지울 수 있는 자유' 또한 확보될 때.


그리고 우리가 바로 그 '때'를 만들어나갈 때,


우리는 비로소

외모에 대한 강박을

화장이라는 즐거운 놀이로

변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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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의 미래를 칠하고, 바르고, 두드려.

<저스트 메이크업>은 하나의 장르가 된

뷰티 콘텐츠의 지난 20여 년 세월을 아우른다.

화장이란 기술이 가진 예술성과 노동성을

한껏 부각하며 메이크업 산업의 현재를 보여준다.

* 복길(자유기고가)

* 시사IN / 2025.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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