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민 배우님 / 심리학관
불행.
불안.
불확실.
알 수 없는 어떤 것에 대한 고민.
다가오지 않은 것들에 대한 걱정.
그것들은 보통 일어나지 않아서 사람을 미치게 한다.
그래서일까. 걱정으로 머리가 터질 것 같을 땐
차라리 그 일들이 일어나버리길 바랄 때도 있다.
스멀스멀 기어 나오는
(다 나은 줄로만 알았던) 강박 증상들이
지금 내 속이 썩어 있다는 걸 증명한다.
끝까지 일어나지 않는 그 불안들이
나를 증명하는 셈이다.
사실이다.
(실제 내가 사는 세상에서)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내 머리와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그 모든 불안들에
휘둘릴 필요가 없다.
이런 모순 따위에 무릎 꿇어봤자
나가는 건 무릎 뿐이다.
태생이 사이즈가 요만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그리 떳떳하게 살지 못한
과거에 대한 노파심일 수도 있다.
별수 없다.
지나간 어제 때문에
오지 않은 내일을
걱정 속에서만
살 수 없는 것 아닌가.
결국엔 난 오늘도
잘될 거라고 주문을 걸고,
소주 한 잔을 털어넣는다.
다시 한번 밝히는데,
취한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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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만한 인간>
* 저자 : 박정민 배우님
작가는 아니다.
글씨만 쓸 줄 아는
그저 평범한
당신의 옆집 남자.
가끔 텔레비전이나 영화에 나오기도 한다.
영화 <파수꾼> 혹은 <동주>
또는 <그것만이 내 세상>
아니면 <사바하> 등에서 볼 수 있고,
<타짜: 원 아이드 잭>에도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