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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내게 다가오지 않은 것들에 대한 걱정

박정민 배우님 / 심리학관

by 심리학관

불행.

불안.

불확실.


알 수 없는 어떤 것에 대한 고민.

다가오지 않은 것들에 대한 걱정.


그것들은 보통 일어나지 않아서 사람을 미치게 한다.

그래서일까. 걱정으로 머리가 터질 것 같을 땐

차라리 그 일들이 일어나버리길 바랄 때도 있다.


스멀스멀 기어 나오는

(다 나은 줄로만 알았던) 강박 증상들이

지금 내 속이 썩어 있다는 걸 증명한다.

끝까지 일어나지 않는 그 불안들이

나를 증명하는 셈이다.



네가 걱정하는

그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아.


사실이다.

(실제 내가 사는 세상에서)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내 머리와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그 모든 불안들에

휘둘릴 필요가 없다.


이런 모순 따위에 무릎 꿇어봤자

나가는 건 무릎 뿐이다.


태생이 사이즈가 요만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그리 떳떳하게 살지 못한

과거에 대한 노파심일 수도 있다.



별수 없다.

지나간 어제 때문에

오지 않은 내일을

걱정 속에서만

살 수 없는 것 아닌가.


결국엔 난 오늘도

잘될 거라고 주문을 걸고,

소주 한 잔을 털어넣는다.


다시 한번 밝히는데,

취한 건 아니다.


********************************

<쓸만한 인간>

* 저자 : 박정민 배우님

작가는 아니다.

글씨만 쓸 줄 아는

그저 평범한

당신의 옆집 남자.


가끔 텔레비전이나 영화에 나오기도 한다.

영화 <파수꾼> 혹은 <동주>

또는 <그것만이 내 세상>

아니면 <사바하> 등에서 볼 수 있고,

<타짜: 원 아이드 잭>에도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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