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수 교수님 / 심리학관
* 우리는 성과의 원인을 지나치게 미화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
직원이 행복하면 생산성이 높아진다. 긍정적인 심리 요인이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전형적인 긍정심리학 연구 결과처럼 들립니다. 그동안 학계는 직무 만족, 몰입, 긍정적 정서가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를 수행해왔고, 우리들은 그렇게 믿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뉴질랜드 빅토리아 대학의 벤자민 워커 교수 연구팀은 그러한 결과들이 실제 현상이 아니라 연구자의 긍정성 편향(Positivity Bias) 때문일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긍정성 편향이란 연구할 때 매우 긍정적인 심리적 선행 요인을 과도하게 강조하는 경향을 의미합니다.
연구진이 지난 20년여간 10개 주요 저널에 실린 직무 성과 관련 실증 연구 631편의 가설들을 분석해보니, 학계 연구자들은 성과의 원인으로 긍정적 요인을 지목하는 경우가 부정적 요인보다 약 17배나 많았습니다. 학계는 성과가 긍정적인 심리 상태에서 나온다고 압도적으로 가정하고 있었던 것이죠. 왜 그럴까요? 직무 성과의 동인으로 긍정적이고 직관적인 이야기를 제시하는 것이 편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안전한 예측은 데이터에 의해 입증될 가능성이 더 높고, 출판될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그리고 긍정적인 결과는 긍정적인 경영 처방으로 매끄럽게 전환되어 리더들과 실무자들이 쉽게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달랐습니다. 영국 근로자 498명에게 평소보다 좋은 성과를 냈을 때, 317명에게 최대한 노력해 가장 성과가 좋았던 순간에 경험한 심리적 요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불안감, 절박함, 압박감 같은 부정적이거나 중립적인 감정을 연구자들의 예상보다 훨씬 자주, 그리고 중요하게 언급했습니다.
우리는 어쩌면 긍정적인 심리적 변수가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지나치게 미화하고, 덜 긍정적인 변수의 영향을 과소평가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때로는 적당한 긴장과 불안, 혹은 반드시 해내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우리를 움직이게 하고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긍정성 편향을 가진 연구들에 계속 노출되면, 행복한 직원이 일을 잘한다와 같은 믿음은 리더들로 하여금 고성과자의 심리적 고통이나 부정적 습관을 보지 못하게 할 위험이 있습니다. 성과가 높다고 해서 그 직원의 웰빙 상태가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닐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물론 긍정적 정서의 힘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부정적인 감정도 성과의 강력한 연료가 될 수 있음을 인정할 때, 우리는 인간과 조직의 성과를 더 입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무조건 긍정을 강요하기보다 성과 뒤에 숨겨진 다양한 감정의 결을 들여다보는 리더십이 필요해 보입니다. 힘들면 힘들다고, 불안하면 불안하다고 솔직하게 말해도 불이익을 받지 않아야 하고, 부정적인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금기시하는 문화를 타파해야 합니다.
* 참고문헌
Walker, B. W., Criado‐Perez, C., Helldén, L., Meachen, R., Kimpton, R., Ryburn, G., & Kane, S. (2025). Always Looking on the Bright Side: Is There a Positivity Bias in Research on Job Performance Antecedents?. Personnel Psych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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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수 교수님
한양대학교 교육공학과
2025.12.13.